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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앞 200m 차량 줄…내릴 땐 '찔끔' 올릴 땐 '확'

<앵커>

새해 들어 휘발유 세금 혜택이 줄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기름값 내릴 때는 재고를 이유로 천천히 반영하던 주유소들이 반대인 지금은 빠르게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저녁, 기름값 싸기로 유명한 서울 양천구의 한 주유소는 차들로 북적였습니다.

같은 날 서울 잠실의 한 주유소 앞에도 차량 줄이 200m나 됐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휘발유에 적용되어 온 37%의 유류세 인하율이 25%로 줄어들면서 미리 기름 넣으러 몰린 겁니다.

인하 폭 축소가 가격에 다 반영될 경우 리터당 99원이 올라가게 됩니다.

새해도 되기 전에 가격을 올린 곳도 있었습니다.

[대구 거주 휘발유 차량 운전자 : 주유소 입구에 푯말에 1,449원인가 그렇게 표시가 돼 있길래 어, 어 이거 아침에 1,435원이었는데 벌써 1,449원이네. 그리고 들어가서 기름 넣는데 1,459원으로 바뀌어서 들어가서….]

재고 소진을 이유로 세금 깎아줄 땐 천천히 인하하고, 올라갈 땐 바로 반영하는 주유소가 여전히 많았습니다.

새해 첫날 전체 주유소의 4곳 중 1곳이 휘발유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99원 이상 올린 주유소는 329곳, 전체의 3%였는데, 경북의 한 주유소는 리터당 200원을 올렸습니다.

[조원찬/휘발유 차량 운전자 : 유류세가 내려갔다고 했을 때 체감하는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 많이 내려가지 않은 거 같다, 이런 느낌이 들고 반대로 바로바로 올라가는 것 같은….]

37%의 유류세 인하 시행 이틀째인 지난해 7월 2일과 25%로 줄어든 지 이틀째인 어제(2일)를 비교했더니, 17개 시도 가운데 5개 지역은 내린 것보다 더 올린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서혜/E컨슈머 대표 : 이전에 저렴했을 때 사갖고 온 것이기 때문에 굳이 비싸게 하루 만에 올릴 이유가 없기도 하고…. 국제유가 인상분 또한 지난주에 재고 값에 이미 포함이 돼 있다면 바로 이걸 반영하지 않아도….]

전국 주유소의 약 80%가 개인 사업자라 정부의 직접적 가격 개입은 어렵지만, 고물가에 장삿속만 채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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