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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 넘기는 러-우크라 전쟁…지금 우크라이나는

<앵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가족과 헤어져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새해를 앞두고 저희 취재진이 우크라이나를 다시 찾아가 피해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곽상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부차로 가는 길, 아무렇게나 버려진 탱크와 차량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폭격을 맞아 무너져 내리고 불타고 그을린 흔적을 이곳 부차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러시아군이 한 달 넘게 점령했다 퇴각한 부차에서는 민간인 450여 명이 집단 학살된 정황이 발견돼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습니다.

배나 커진 동네 공동묘지에서는 지금도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장례식이 매일같이 열립니다.

연말을 맞아 가족의 묘를 돌보는 이들 가운데 20대 청년 세르기이를 만났습니다.

[세르기이/'러시아군 전쟁 범죄' 피해자 유족 : 아버지는 지난 3월 러시아군에 의해 돌아가셨어요.]

아들이 먹을 걸 구하러 이웃 마을에 간 사이, 아버지는 갑자기 들이닥친 러시아군에게 영문도 모른 채 총살을 당했습니다.

[세르기이/'러시아군 전쟁 범죄' 피해자 유족 : 돌아와 시신을 발견했을 때, 그들이 아버지 머리에 1발, 가슴에 3발의 총을 쏜 걸 알게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부차와 이웃한 소도시 이르핀에서 시가전이 벌어졌을 때, 제냐 씨는 시민군으로 총을 들었습니다.

살던 집이 폐허가 되고 친구와 이웃주민 여럿이 목숨을 잃는 걸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제냐/'시민군 활동' 이르핀 주민 : 당시 일이 자주 떠오릅니다. 끔찍했던 기억이 쉽게 지워지지 않아요.]

[일로나/키이우 정신건강 지원기구 심리학자 : 비단 전투에 참여한 군인이나 러시아 점령지에 머물던 사람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인 전부가 결국에는 전쟁의 트라우마를 갖게 될 겁니다.]

러시아 탱크가 줄지어 진격해 오고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이 뒤로 손이 묶인 채 끌려가 죽임을 당했던 거리에서는 이제 시신의 흔적은 완전히 지워졌습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당시의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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