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오릅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보면 한 달에 약 4천 원 정도 더 내게 되는 오일쇼크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입니다. 전체 물가 상황도 짚어보면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는 5.1% 올라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기름값 고공행진 속에 생활물가, 외식물가가 모두 올라 서민 부담이 컸지요. 내년은 더 걱정입니다. 전기요금 인상에서 보듯 버스, 지하철, 가스 같은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돼 있습니다.
보도에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의 한 정육점.
고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냉장고를 켜둬야 하는데,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벌써부터 한숨이 나옵니다.
[김상호/정육점 사장 : (월 전기요금)한 50에서 60은 나오죠. 요금 내리는 것은 전혀 소식도 없으니까. 뭐든지. 그래서 저도 힘듭니다. 솔직히.]
산업부는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 당 13.1원 올리기로 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4천 원 넘게 전기요금을 더 부담해야 합니다.
인상폭은 9.5%, 역대 최대로 올 한 해 인상분의 약 70%를 한꺼번에 올리는 셈입니다.
한전은 그동안 더딘 요금 인상에 전기 생산 단가까지 급등해 적자 폭이 30조 원까지 불어난 것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번 인상으로 한전은 7조 원가량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시작되는 내년은 공공요금발 고물가가 예상됩니다.
서민 부담을 감안해 이번에는 가스요금을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이 예상됩니다.
[이창양/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동절기 난방비 부담, 전기요금 인상 등을 감안하여 내년 1/4분기에는 요금을 동결하고, 2/4분기 이후 요금 인상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내년 4월 말에는 서울시가 8년 만에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각각 3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미용실 사장 : 안 그래도 물가도 높은데 그런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것들 마저 올라버리면…이게 좀 부담은 되죠. 확실히.]
정부는 내년 물가상승률을 3.5%로 예상했지만, 누적된 공공요금 인상이 이어질 경우 달성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고물가, 고금리 기조로 소비 여력은 더 축소되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