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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AI 챗봇, 정답을 알려줘"…美 신종 컨닝법 유행에 '떠들석'

[Pick] "AI 챗봇, 정답을 알려줘"…美 신종 컨닝법 유행에 '떠들석'
미국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행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교사와 교수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에서 몇 주 전에 출시된 인공지능(AI) 챗봇을 이용해 숙제를 하고 시험을 치르는 대학생과 중·고교생들이 늘어나면서 교사들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ChatGPT' 설명하는 OPENAI 홈페이지
▲ 인공지능 AI 챗봇 'ChatGPT' 

최근 출시됐다는 인공지능 AI 챗봇은 'ChatGPT'으로, 2015년에 일론 머스크 등이 설립한 인공 지능 연구소인 OpenAI가 출시했습니다.  

이 챗봇은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제대로 된 글의 양식과 특성을 학습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ChatGPT'는 기존 AI 챗봇보다 더 수준 높고 다양한 글을 작성할 수 있어, 학생들이 글쓰기 숙제를 하거나 온라인으로 시험을 볼 때 활용해도 평가자가 표절이나 부정행위로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ChatGPT가 출시되자마자 며칠 만에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를 사용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가운데,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 교육자들 "도덕적 공황 상태…방안 고려 중"

'ChatGPT'에 몇 개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일상에서 주고받는 '메일'을 보내준다. (사진='The Washington Post' 홈페이지)

WP에 따르면 한 대학생은 컴퓨터공학 온라인 시험 중 챗GPT에 물어보고 받은 답변을 그대로 옮겨 써서 제출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I가 대신 답변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좋은 문제를 만드는 것은 교수의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I 챗봇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급속히 늘어나자 일부 교수와 교사는 "도덕적 공황 상태"라며 부정행위 가능성을 고려해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요컨대, 학생들을 교실에 모아 놓고 답안지를 직접 손으로 작성하게 하거나, 인터넷상에서 누구나 찾아볼 수 있는 사실을 적도록 하는 것이 아닌 분석적 추론과 창의적인 사고력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내는 등 AI가 따라 할 수 없는 방향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미국의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던 프레드릭 더글라스(Frederick Douglass)가 어쩌다 노예 제도에 반대하는 주장을 했는가?'와 같은 정교한 질문을 했을 때 AI 챗봇 대답의 정확도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일부 교수들은 인간의 분석적인 추론과 정교한 사고력을 요하는 '쓰기'만큼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델라웨어 대학교 교육 대학 부교수 Joshua Wilson은 "글쓰기 과정은 우리의 지식을 변화시킨다"라며 "우리는 보통 쓰는 연습을 하면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생각을 정리한다. (생각하는) 과정을 건너뛰고 인공지능이 내놓은 최종 답변만 받아적는다면 우린 완전히 길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교육자들 "인공지능은 학습의 도구일뿐"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 챗봇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시시피 대학 조교수인 조슈아 아일러(Joshua Eyler)는 "이 기술은 학생들이 부여받은 과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온전한 자신의 답을 만들어내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얘기해볼 좋은 기회"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쓰기 교육을 위한 계산기와 같다. 계산기가 우리가 수학을 가르치는 방식을 바꾼 것처럼, 비슷한 방식으로 챗봇이 쓰는 방식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교육 출판업자 미카엘 펠드슈타인(Michael Feldstein)은 "마케팅 카피를 작성하는 데 챗봇을 활용해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 무슨 문제인가?"라며 "중요한 것은 도구가 학습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학습의 일부로 사용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교육자들이 인공지능과 공존할 방법을 고민 중인 가운데 일부 표절 감시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AI가 쓴 글을 가려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OpenAI의 객원 연구원인 Scott Aaronson은 "회사가 (챗봇) 오용을 방지하기 위해 봇이 생성한 텍스트와 실제 (사람이 쓴) 텍스트를 구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챗봇에게 '부정행위에 대처하는 방법'을 질문했을 때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 부정행위를 했을 때 파장에 대해 교육하라, 감독관 시험을 실시하라, 질문을 더 정교하게 만들라,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챗봇은 " 무엇보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가지는 기대감에 대해 명확하게 학생들과 소통하고, 또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교실에서 정직하고 진실한 (수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OPENAI' 웹사이트 캡처, 'The Washington Pos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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