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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급일지로 본 '그날'…병원 찾아 60km 달린 구급대원들

<앵커>

119 구급대원이 출동을 나가면 반드시 기록해야 하는 '구급활동일지' 라는 서류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항목별로 자세한 사항을 적도록 되어있어서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부터 환자 상태, 또 어떤 치료를 했고 어디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는지, 그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 당시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지 따지기 위해 이 핵심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저희가 구급대원이 이송했던 162명의 구급일지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서 그날의 현장상황과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22개 소방서 62대 구급차에서는 모두 162건의 소방일지가 작성됐습니다.

SBS가 모든 일지를 살펴본 결과,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꼽은 가장 큰 장애요인은 장거리 출동이었습니다.

응급환자를 포함해 사상자 162명이 평균 14.4km를 오간 것으로 나타났는데, 병원을 찾아 60km까지 이동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구조 환경은 열악했습니다.

제세동기는 태부족했고, 힘겹게 구해온 자동심장충격기의 전원이 꺼지기도 했습니다.

다른 환자를 치료하느라 초기 장비를 활용하지 못했고, 들것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도중 인파에 부딪혀 심정지 환자의 제세동기 연결선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한 소방서에는 출동 지령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아 구급대 출동이 지연된 정황이 있었는데, 소방 당국은 "일시적 기계 오류로 출동 방송이 나가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전주혜/이태원 국조특위 위원(국민의힘) : 재발 방지 차원에서 문제점을 하나하나 정확히 파악하고 체계화된 응급 의료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새로운 현장 매뉴얼을 만들어야….]

현장 도착 지연, 소방인력 부족, 병원 선정 난항에 기관 협조 미흡까지.

출동 대원들이 작성한 162개 일지에는 고군분투에도 역부족이었던 이유가 생생히 담겼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재성, CG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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