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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Q&A] '빌라왕'에 이어 '빌라의 신'까지…눈뜨고 당하는 전세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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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김 모 씨가 돌연 숨지고 수많은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하면서 전세 사기 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빌라왕 김 씨보다 더 많은 보증 사고를 낸 사람들은 7명이나 더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 HUG가 꼽은 악성 임대인 블랙리스트 상위 10명의 보증사고 금액은 4천억 원이 넘습니다.

■ 어떻게 '빌라왕'이 될 수 있었나?

세금도 낼 형편이 안 되고 세입자들의 보증금도 돌려줄 능력도 없던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주택을 소유할 수 있었는까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전세 사기에 주로 이용되는 건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들인데, 이런 건물들은 거래된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시세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감정기관과 부동산중개소까지 결탁해 시세를 부풀립니다. 시세를 뻥튀기한 집에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같은 2~30대가 속아 세를 들어오게 됩니다. 전세 사기 세력들은 빌라왕 같은 '바지사장'들을 모집해 집 명의를 넘겨줍니다. 바지사장들은 전세보증금을 떠안기만 하면 되는데, 이렇게 해서 수십 채든 수천 채든 자기 돈 하나 없이도 사들여 빌라왕이 되는 겁니다.

■ 부동산 시장 얼어붙자 터져 나오는 문제점

이런 매입 방식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라 집값이 오를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무일푼이라고 해도 자기 소유 집을 팔아서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면 전세 사기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지면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미 시세를 부풀린 집이라 원하는 값에 팔기도 힘들고 집을 팔아서나 다른 세입자를 구해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HUG가 대신 변제한 세입자들의 보증금은 지난해 5,040억 원에서 올해는 지난 11월까지 7,690억 원으로 1년 만에 절반 이상 늘어났습니다.

■ 믿을 건 보증보험이지만…그마저도 맹점

현재로선 세입자들이 기댈 수 있는 건 전세금 반환 보증 보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집주인 대신 보증기관이 보증금을 변제한 전력이 단 한 번이라도 있다면 보험 가입이 불가능합니다. 또 현행법상 전세 계약을 맺고 잔금을 다 치르기 전에는 세입자가 이런 정보를 알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법 개정을 통해 악성 임대인 명단도 공개가 되고 전세 계약 이전에 집주인의 보험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 기획 : 전형우 / 영상취재 : 이재영 / 편집 : 이혜림 / 디자인 : 강이경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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