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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풍'에 고립된 한국인들…"들어오세요" 손 내민 부부

<앵커>

겨울 폭풍과 함께 혹독한 추위가 몰아친 미국에서 숨진 사람이 50명을 넘었습니다. 미국을 찾았다가 눈보라 속에 고립됐던 한국 관광객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현지 부부의 도움으로 2박 3일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뉴욕 김종원 특파원이 당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센 눈보라를 헤치며 한 무리 사람들이 줄을 지어 걸어갑니다.

나이아가라폭포를 보기 위해 뉴욕주 버팔로시에 왔다가 겨울 폭풍을 만나 고립된 한국인 여행객들입니다.

[최요셉/한국 여행객 : 차가 (눈에) 빠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던 상태였고요. 눈보라가 너무 세게 쳐서 숨을 못 쉴 정도였고, 당장 앞이 안 보여요. 두세 걸음 앞에 있는 사람도, 1m 앞도 안 보이니까.]

자칫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

눈을 퍼낼 삽이라도 빌려보러 주변 가정집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에게 문을 열어준 집주인 부부는 삽대신 잠자리를 내주며 생면부지 한국인들을 환대했습니다.

[최요셉/한국 여행객 : (한국 여행객이) 10명인데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환영해주시고, 저희가 밑에서 몸을 녹이는 동안 에어 매트리스랑 이불, 수건들 다 꺼내서 준비해놨어요.]

마침 이 부부는 평소 한국 음식을 좋아했고 집에는 한식 재료까지 준비돼 있었습니다.

[최요셉/한국 여행객 : (부부 집에) 참기름, 간장, 고추장 그리고 고춧가루 이런 거 다 있었어요. 그리고 전기밥솥도 있었어요.]

여행객들은 가지고 있던 음식을 꺼내 부부와 함께 한식을 해 먹으며 2박 3일을 버텼습니다.

[최요셉/한국 여행객 : 닭을 써서 닭볶음탕을 먼저 요리를 (저희 일행 중) 어머님께서 만드셨고, 저희 음식 재료도 다 동원해서 둘째 날, 셋째 날까지 저희가 버텼고.]

겨울 폭풍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는 뉴스를 뒤늦게 보고 가슴을 쓸어내린 여행객들은 다시 한 번 부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최요셉/한국 여행객 : 진짜 마치, (선한) 사마리아인이라는 표현 있잖아요. 대가성 없는 그런 베풂, 은혜를 베푼 거죠.]

(영상취재 : 이상욱, 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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