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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그게 다가 아니었다…또 드러난 숨진 바지사장

<앵커>

1천 채 넘는 빌라를 임대하던 남성이 숨지며 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계속 전해드렸는데, 같은 방식으로 많은 주택을 사들였다가 숨진 다른 집주인들이 더 있던 것이 드러났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한 안상우 기자의 보도 보시고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4층짜리 빌라.

이곳에 있는 주택 11채 가운데 4채는 숨진 '빌라왕' 김 모 씨 소유이고, 또 다른 바지사장 정 모 씨도 이곳에서 3채나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 씨도 지난해 7월 갑자기 숨졌습니다.

이후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A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저희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누가 경매에서 낙찰을 받아주느냐', (아니면) '저희가 직접 매입을 하느냐' 이 둘 중에 하나로 가야 하는데, 그런데 누가 이걸 낙찰을 받겠냐는 거죠, 경매에서.]

확인 결과, 정 씨 소유로 파악된 주택 240채 가운데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된 것은 불과 35채.

전세 계약을 집중적으로 체결한 직후 사망했기 때문에 대다수 세입자들이 보험 가입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B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정 씨가) 5월에서 7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계약을 맺고 7월에 사망을 해서 (전세금 보험) 가입 완료까지는 되지 않은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사망한 후 보증보험 신청서에 정 씨 이름으로 전자 서명이 된 것이 확인돼 전세 사기 배후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지난 12일에는 인천 등에 빌라와 오피스텔 수십 채를 보유한 20대 송 모 씨가 사망하면서 송 씨의 세입자들도 같은 처지에 처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C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신용불량자로 몰리게 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빨리 이제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주셔서….]

이른바 '바지사장'이 개입된 전세 사기 위험 경고는 이미 1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정부의 대응은 미흡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신세은, VJ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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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상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왜 지금 문제 되나?

[안상우 기자 : 악성 임대인들은 명의를 이전받는 대가로 전세 보증금 부채를 떠안으면서 주택의 소유자가 됩니다. 이런 투자 방식은 집값이 계속해서 오를 때면 별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질 때면 집을 내다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90여 건에 600억 원이 넘는 보증 사고를 낸 박 모 씨를 비롯한 7명이 '빌라왕'보다 더 많은 금액의 보증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니까 전세 사기 사건의 파장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러한 선례가 있었음에도 정부가 대책을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 아니냐 이렇게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Q. 전세 보증 기관은 괜찮을까?

[안상우 기자 : 최근 전세 사기가 잇따르고 있고 덩달아 전셋값도 떨어지면서 보증보험 가입자 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가입 세대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이에 따라서 주택도시보증공사 같은 보증 기관들의 누적 보증 잔액이 596조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속도라면 빠르면 내년 말에는 법으로 정한 보증 한도를 넘어서면서 보증 업무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공사 측은 정부의 추가 예산 지원을 받아서 자기 자본을 충분히 확충해서 보증 업무가 중단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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