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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지지 괘씸죄? 이란 축구 영웅 가족, 출국 막혀

반정부 시위 지지 괘씸죄? 이란 축구 영웅 가족, 출국 막혀
이란 당국이 100일째로 접어든 반정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자국 축구영웅 알리 다에이(53)의 가족이 출국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고 로이터통신, AF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이 현지 관영·반관영 매체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다에이의 부인과 딸은 이날 이란 테헤란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마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으나, 이란 당국은 항로를 강제로 변경시켜 자국령인 키시 섬에서 이들이 내리도록 했습니다.

이란 당국은 다에이의 아내와 딸이 출국금지된 상태였다고 밝혔으나, 다에이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그는 "만약 (출국)금지된 상태였다면 경찰의 여권 조회에서 그런 내용이 나왔어야 할 것"이라고 반관영 ISNA통신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다에이는 이번 일을 납득할 수 없다며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다. (이란 당국이) 테러리스트를 체포하려고 했던 거냐? 내 아내와 딸은 테헤란에 가서 며칠을 보낸 후 돌아올 예정이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에이는 2007년에 은퇴할 때까지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A매치 109골을 넣은 전설적 스트라이커입니다.

그의 기록은 작년 9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10여 년 간 역대 A매치 개인 최다득점 세계기록이었습니다.

그는 2008∼2009년에는 이란 국가대표팀 감독도 지냈습니다.

다에이는 올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인스타그램 등으로 당국의 시위 진압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뒤 이란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이란 반정부 시위 (사진=AP, 연합뉴스)

다에이는 10월에 귀국한 후 경찰에 여권을 압류당했으며 며칠 뒤 돌려받았습니다.

그는 이란 당국의 시위 탄압 때문에 카타르 월드컵에 가지 않았다고 AFP에 말했습니다.

이달 초 이란 당국은 다에이가 테헤란 북부의 패션 거리에서 운영하는 보석류 가게와 음식점을 폐쇄하면서 "시장의 평화와 사업을 방해하려는 반혁명 집단과 사이버공간에서 협력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이란 테헤란 시내의 상점가에서 쇼핑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AP, 연합뉴스)

이번 이란 시위의 영상과 사진은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고 있으며, 이란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미국 스페이스엑스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서비스 '스타링크'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이란에 현재 개통된 스타링크 수신기가 100개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정권은 길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을 형사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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