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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산타 할아버지, 저 말고 우리 할머니 패딩 사주세요"

"할머니 패딩 바꿔드리고 싶어요" 광주 서구에 도착한 크리스마스 소원 편지. (사진=광주 서구청)

"제 소원은 할머니의 오래된 패딩을 바꿔드리고 싶어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할머니에게 새 패딩을 사드리고 싶다고 소원을 빈 어린이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습니다.

오늘(26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지난 24일 올해 9회차를 맞이한 '희망플러스 소원성취 프로젝트' 앞으로 효심이 꾹꾹 눌러 담긴 사연이 한 통 도착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에게 소원 편지를 써 보내면, 구에서 산타가 돼 30만 원 이하의 선물을 전해주는 행사입니다.

매년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갖고 싶었던 선물인 문구류나, 옷, 자전거 등을 적어 보내는는데, 올해 도착한 한 어린이의 편지는 조금 달랐습니다.

산타에게 자신의 선물이 아닌 '할머니 선물'을 대신 부탁한 것입니다.

구청 관계자의 심금을 울린 편지의 주인공은 11살 A 군으로, 소원 신청서에는 이처럼 적혀져 있었습니다.
 
"할머니 패딩을 사드리고 싶어요. 1달 뒤에 생신이시고 몇일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할머니 패딩이 오래돼서 바꿔드리고 싶은데 돈이 없어요. 할머니 생신 때마다 선물을 못해드렸어요."

A 군은 자신의 가방이 낡아 끈이 망가졌음에도 할머니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편지 끝자락에는 "가방끈이 떨어져 가방이 필요해요. 가방이 계속 내려가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엄마와 아빠, 누나, 형아, 동생과 같이 고기를 많이 먹고 싶어요. 고기 굽는 팬을 갖고 싶어요"라고 보낸 6살 아이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편 서구는 지난달 7일부터 30일 동안 총 111건의 사연을 받아 지난 5일 선물을 줄 대상 93건을 선정했습니다.

선정 기준은 사업 목적성과 환경적 특성, 노력성, 진실성 등을 종합해 결정했습니다.

서구 관계자는 "뜻있는 많은 분의 참여로 93명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게 됐다"며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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