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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가야 한다 [북적북적]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가야 한다 [북적북적]

[골룸 ] 북적북적 365 :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가야 한다
 
"그런 열린 기회를 통해서, 미래에 더 많은 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우리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 어린이들이 마음속 깊이 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새로운 사람들의 지혜로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이 나와 세상을 더욱 좋은 곳으로 바꿀 것이다. 이렇게 더 넓은 미래를 열어주는 일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주 멋진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4개월 넘는 비행 끝에 달 부근에 도착했습니다. 달 주위를 돌면서 고도를 낮춰서 목표궤도인 달 상공 100km 지점까지 가는 게 목표인데, 이달 말이면 최종 목표에 도달했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하죠.  가깝고도 먼 달, 달이라니! 
 
달 하면 아무래도 인류 최초로 달에 간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떠오르죠.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입니다만,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할 때는, 한국에서도 지금까지 기억하는 분이 적지 않을 만큼 화제였다고 합니다. 드디어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 인류가 첫 발을 내디뎠다는 데에 설레고 흥분했겠죠. 당시에는 TV 보급도 많지 않았고 지금처럼 SF 창작 영상물이 많지도 않았을 것이니 그 감격이 더욱 컸을 텐데, 요즘엔 현실보다 더 실감나는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누리가 그렇게 화제가 되는 것 같진 않네요.      
 
달 착륙 하면 또 하나,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의 연설도 떠오릅니다. 냉전 시대에 소련에게 우주 진출에서는 크게 뒤쳐졌던 미국이 한 방에 뒤집기 위한 프로젝트로 고안해 추진했던 게 달에 가는 것이었죠. 40대 젊은 대통령의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다, 쉬워서가 아니라 어려워서, 그리고 성공하길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그 연설은 당시 미국인들에게는 물론이고, 이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이들이 한 번씩 떠올려봄직한 연설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누리가 달에 간 지금 맞춤한 책을 읽고 싶어 골랐습니다. 공학박사이면서 과학소설로 분류될 법한 소설과 논픽션을 다수 써온 곽재식 작가의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입니다.  
 
"초등학생 시절이었다. 어느 날 저녁, 아버지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는데, 마침 하늘에 달이 보였다. 그 무렵 나는 밤에 달을 볼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달은 어느 동네를 가든지 항상 같은 모양으로 하늘의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일까? 나는 달이 항상 사람이 있는 곳을 따라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에 사람이 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하나의 달이 어떻게 여러 사람을 동시에 따라다닐 수 있단 말인가?" 
"달이 무엇으로 되어 있고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결국 45억 년 전 지구를 한 번 뒤엎어 놓은 테이아의 충돌에 대해 알아내는 연구다. 곧 달에 관한 연구는 결국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 달에 가서 달의 탄생과 달의 성질을 조사하면 그 지식으로 우리는 결국 지구의 모습을 더 명확히 알게 되어, 화산과 지진, 지각 변동과 지질 현상이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지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해와 달, 하늘과 시간에 대한 막연한 옛 상상에서 벗어나,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세상은 실체 없는 천상의 주술이 우리의 미래를 정해주는 곳이 아니라, 로켓을 만들고 궤도를 계산하는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곳이다. 달은 재수 없는 월직성의 운명을 내려주는 신령에서 벗어나, 우리가 갈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며, 언제인가 우리가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1969년 '아폴로'를 언급한 기사는 몇 건이나 됐을까? 무려 2,117건에 달한다. 지금은 아폴로 11호를 한국과 별 상관없는 먼일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1969년에는 달 착륙이 한국에서도 대단히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관심사였다. 천문학자이면서 방송에도 다수 출연했던 조경철 박사는 라디오 방송에 나가 당시 최고의 인기 아이돌 가수였던 펄시스터즈와 함께 달 착륙에 대해 묻고 답하며 농담 따먹기를 하는 쇼를 진행하기도 했고, 온갖 신문, 방송, 잡지 프로그램에서 달 착륙과 우주 개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달 착륙과 같은 커다란 기술의 성과는 그 나라, 그 사회에 대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판단과 시선을 바꾼다. 그저 쇼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나라 전체에 대한 커다란 광고 쇼로는 기술을 뽐낼 수 있는 우주 개발 사업만 한 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 달을 탐사하고, 달을 더욱 먼 미래를 살펴보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회는 그만큼 훌륭한 과학기술과 미래를 앞서 나가는 활력을 갖춘 사회로 돋보일 것이다." 

이 책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썼겠지만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라는 문장이 매 장마다 꼭 한 번씩 나옵니다. 부제로는 '방구석 달 탐사'라고도 했는데 마치 달에 가지 못했으나 한 번쯤은 들어봤던 것 같은 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풀어놨습니다. 공룡 멸종의 비밀, 늑대인간과 보름달, 달나라 여행, 밤하늘의 달을 따온 사람들.. 등 각 장을 읽다 보면 달에 정말 가고 싶어진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생전에 달에 갈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다음 세대는 달을 넘어 그 이상으로 꿈꾸고 또 실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방구석에서라도 다누리 소식을 접하면서 달에 가보시죠. 
 
*동아시아 출판사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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