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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연말연시 동아시아 바다 삼국지…치열한 미중일 신경전

중국 랴오닝 항모가 지난 16일부터 남중국해 훈련에 돌입했다. 함재기가 항모에서 이륙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남쪽에서 필리핀해로 이어지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의 대형 전략자산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중국과 러시아는 타이완 동쪽의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는데 미국은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에도 예의주시한다며 선제 경고를 날렸습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 바다가 우크라이나 앞바다 못지 않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작전 수행 중인 미 해군의 항모와 강습상륙함이 6척인데 이중 4척이 동아시아 바다에 자리 잡았을 정도입니다. 연말연시에도 동아시아의 국제정치는 긴장 그 자체입니다.
 

中 랴오닝 항모 훈련에 日 이즈모 출격


중국 해군 랴오닝 항모 전단은 지난 15일 제주도 서쪽 바다를 통과해 지난 16일 일본 오키나와 남쪽 바다로 진입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기리사메가 추적하며 밀착 감시에 들어갔습니다.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1~2일 간격으로 랴오닝 항모 전단의 활동을 사진과 함께 공개하고 있습니다.
 
랴오닝 항모 전단은 현재까지 함재기 이착함 훈련을 130회 이상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훈련 장소가 크게 6곳으로 구분되는데 한번 자리 잡으면 항공기 이착함을 20회 이상 하는 것입니다. 왜 오키나와와 필리핀 사이에서 이런 훈련을 할까. 일부 외신들은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Spratly·난사) 군도를 염두에 둔 훈련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구축함과 초계기만 보내 랴오닝 항모 전단을 쫓던 일본이 어제(23일) 경항모 이즈모를 추가로 급파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12월에도 오키나와 남쪽 바다에서 랴오닝과 이즈모의 숨바꼭질이 벌어졌는데 다시 재연되는 것입니다. 작년 12월처럼 지금도 중국과 일본의 항모들이 수백미터 거리에서 서로를 감시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년 12월 중국 랴오닝 항모(왼쪽 아래)가 훈련하는 왼편에서 일본 이즈모 경항모가 따라붙어 감시하고 있다.

B-52에 니미츠, 그리고 서면경고


미국이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지난 20일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 2대는 한국, 일본과 잇따라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복귀하는 길에 중국 랴오닝 항모가 훈련하는 남중국해를 경유해 타이완과 필리핀 루손섬 사이를 통과했습니다. 랴오닝 항모의 스프래틀리 관련 훈련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비행입니다.
 
미 핵항모 니미츠도 동아시아 전개를 완료했습니다. 이로써 니미츠, 로널드 레이건 등 2개 항모 전단에 아메리카, 마킨 아일랜드 등 2개 상륙 전단으로 미 해군 동아시아 전력은 완편됐습니다. 니미츠는 지난 19일 괌 동쪽 해상에서 B-52 전략폭격기, 일본 P-1 해상초계기와 연합훈련을 하며 몸을 풀었습니다.
 
인도태평양 전개작전에 돌입한 지 3주 만에 동아시아 바다에 진입한 미 해군 니미츠 항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어제 ‘중국의 증강된 군사 활동을 예의 주시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놨습니다.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에도 남중국해와 필리핀해의 중국 군사 활동, 그리고 동중국해의 중러 연합훈련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겠다는 경고입니다. 랴오닝 항모 전단의 훈련과 현재 대만 동쪽 바다에서 진행 중인 중러 해상연합훈련을 콕 찝어 동맹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압력에 반대한다고 천명한 것입니다.
 
미국의 니미츠, 중국의 랴오닝, 일본의 이즈모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항진하는 위험한 남중국해 추격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또 묵직한 발사 버튼을 누르면 한미, 한미일이 각각 짝을 이뤄 동해와 서해에서 큰 훈련에 돌입할 태세입니다. 연말연시 동아시아 바다는 긴장의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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