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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째 친구 집에서…" 빌라왕 피해자들 '분통'

<앵커>

빌라를 1천 채 넘게 가지고 있던 사람이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고 숨지면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대한 빨리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보증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는 사람이 500명이 넘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세 계약을 갱신하려고 등기부등본을 뗐다가 압류 사실을 확인한 30대 직장인 A 씨.

그제야 집주인이 이른바 '빌라왕' 김 모 씨였고, 이미 김 씨가 숨져 전세보증금 반환 보험도 당장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A 씨/'빌라왕' 사기 피해자 : 법원에서 '못 들었냐'면서 '이 사람 죽었다'고 사망 소식을 알려주더라고요. 제가 그 피해자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집을 구할 수도, 전세대출금을 갚을 수도 없는 A 씨는 한 달째 친구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빌라왕 사기 피해자들 가운데 A 씨처럼 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600여 명으로 보증금 2억 원 이상 피해자는 195명에 달합니다.

정부 설명회에 모인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빌라왕' 사기 피해자 :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전화해서 통화되신 분 계실까요? (안 됩니다.) 아무도 안 됩니다. 저는 서울서부관리센터에 하루에 전화 80통을 넣고 있습니다.]

정부는 보증보험 가입자들에게 보증금 반환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뒤에 갈 절차를 앞으로 땡겨서 절차상 들어가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겠다. 두 달 이내로 끝낼 수 있게끔 저희들이 목표를 (잡겠습니다.)]

또, 전세자금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갈 곳 없는 사람들에게는 LH 임대주택 중 빈집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A 씨/'빌라왕' 사기 피해자 : 진짜 2개월 안에 무조건 해결해줄 거냐, 그렇게 답변을 해줘야지 저도 (집을) 옮길 거냐 말 거냐 결정하는데.]

더 큰 문제는 보증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525명의 세입자들입니다.

정부는 이들에게 가구당 최대 1억 6천만 원을 연 1%의 저금리로 대출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서 피해자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조창현·임동국,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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