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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필요해…"너무 좁아요" 교실에 다닥다닥 붙은 아이들

학교가 필요해…"너무 좁아요" 교실에 다닥다닥 붙은 아이들
전자칠판 바로 앞부터 양쪽 벽을 따라 빽빽하게 책상이 들어차 있습니다.

책상 사이사이는 학생 1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학생들 몇 명만 자리에서 일어나면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 19일 전북 전주화정초등학교 4학년 1반 학생들은 이같은 비좁은 교실에 앉아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주 신도심 주거단지인 에코시티에 위치한 화정초는 전주시내 대표적인 과밀·과대 학교 중 하나입니다.

2018년 42학급을 기준으로 개교했지만, 입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4년 만에 63학급(재학생 1천683명)으로 늘었습니다.

교실을 충당하기 위해 학교는 음악실 등 특별교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하거나 빈 공간인 복도를 쪼개 교실을 확보했습니다.

4학년 1반은 이렇게 복도에 벽을 설치해 만들어진 리모델링 교실 중 하나입니다.

학생들이 오가던 통로는 수업을 받는 곳이 됐지만 교실 안은 책상 스무 개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비좁습니다.

교실 앞뒤 공간이 부족해 사물함도 다른 반과 달리 복도에 두고 쓰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리모델링 교실인 2학년 1반은 복도에 있던 소화전이 그대로 교실 뒤쪽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학생 수가 많아지면서 좁아진 건 교실뿐만이 아닙니다.

강당도 임시 가림막을 설치해 두 개 학급이 나눠 쓰고 급식실도 두 개 학년씩 시간을 분배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운동장입니다.

교실을 확보하기 위해 운동장에 조립식 건물인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면서 자연스레 뛰놀 공간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화정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모듈러 교실. 교실이 설치되면서 정글짐과 철봉은 건물에 가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정글짐이나 철봉 같은 놀이기구는 모듈러 건물 뒤로 가려져 버렸고 마주 보고 있던 축구 골대를 나란히 옮겨야 하는 문제도 생겼습니다.

게다가 모듈러 교실은 컨테이너를 개조한 '컨테이너 교실'보다는 안전하지만, 임시로 지은 건물이다 보니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화정초의 한 교사는 "모듈러 교실이 철골과 금속패널로 제작돼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더 춥다"며 "진동이나 방음에도 취약해 옆 반 교실의 소리가 그대로 전달된다"고 말했습니다.

모듈러 교실은 임시로 쓰이는 건물인 탓에 장애인 편의시설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6학년에 재학 중인 장애인 학생은 본관 건물에 위치한 교실로 배정을 받아야 했습니다.

김화자 화정초 교장은 "에너지를 분출시킬 공간이 충분해야 하는데 교실도, 운동장도 좁다 보니 학생들이 많이 답답해한다"며 "밀집도가 높아 안전사고 우려도 커 교직원들도 걱정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옆 학교인 자연초나 에코시티 외각 초포초의 모습도 비슷합니다.

두 학교 모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입학생이 크게 늘면서 운동장 한쪽에 모듈러 건물을 세웠습니다.

초포초에는 에코시티에서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통학버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에코시티 내 화정초나 자연초의 초과밀로 학생 추가 배정이 어려워지자 인근 초포초를 공동통학구로 지정하고 통학버스 4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통학버스 회차로를 마련하고 통학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인데 쉽지는 않다"며 "학령인구 감소나 교원수급 등을 고려해 학급당 적정한 학생이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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