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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SOS 친 집에 갔더니 '쓰레기 드글드글'…"저장 강박 · 우울증 때문"

집안이 쓰레기로 가득 차 도움을 요청한 30대 여성의 집 모습. (사진= 인천 남동구 제공)
▲ 집 안이 쓰레기로 가득 차 도움을 요청한 30대 여성의 집 모습.

"도와주세요 제 집이…"

지난 9월 인천시 남동구 동 행정복지센터에 한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울증과 대인 기피로 집에만 머무르다 보니 집 안이 쓰레기로 가득 차 도움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업무 담당자가 가정 방문해보니 집안은 쓰레기와 벌레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주거 환경 개선은 물론 '저장 강박'을 비롯한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남동구는 A 씨를 사례 관리 대상자로 선정, 인천보호관찰소와 연계해 약 2.5톤(t)에 달하는 쓰레기를 처리하고 민간 기관의 지원을 받아 대청소를 실시하는 한편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생활가전과 가구를 지원하는 등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또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정기적인 병원 진료와 약 복용을 독려하고 있으며, '청년마음건강바우처'를 통한 상담 치료를 연계할 예정입니다.

20일 남동구에 따르면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고독사와 저장 강박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남동구가 위기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복지 체감도 향상을 목표로 통합사례관리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민관 협력을 통한 연계 활성화를 통해 위기가구에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집안이 쓰레기로 가득 차 도움을 요청한 30대 여성의 집이 정리된 모습. (사진= 인천 남동구 제공)

한편, 저장 강박은 강박 장애의 일종으로 어떤 물건이든지 버릴 때 불안과 죄책감 때문에 강박적으로 저장해두는 질환을 말합니다.

저장 강박이 심각할 경우 비위생적인 주거 환경과 악취로 본인은 물론 주변 이웃이 큰 고통을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쌓아둔 물건이 떨어지면서 대피로를 막거나 상해나 화재 같은 각종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강박증을 겪는 본인이 스스로 아프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고,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입니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쓰레기를 치운다 해도, 저장 강박을 앓는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없다면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지자체나 복지기관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기에 좀 더 촘촘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인천 남동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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