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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빈 살만 '도원결의'…미국과의 틈 파고든 중국

<앵커>

엄청난 재산으로 늘 화제가 되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최근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났습니다.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대표적 친미국가였던 사우디가 갑자기 중국과 친해진 셈인데, 그 이유는 뭘까요.

안보 이슈를 정밀 타격하듯 풀어보는 벙커버스터 코너,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사우디 권력 서열 1위 빈 살만 왕세자의 야심작 '네옴시티'.

아랍어로 '새로운 미래'를 뜻하는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사막에 서울의 44배 면적에 달하는 최첨단 미래도시를 만드는 사업입니다.

무려 5,000억 달러가 걸린 수주전에 우리 기업들도 뛰어들었죠.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직접 사우디로 날아갔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아랍권에 대한 최대 규모이자 최고 수준의 외교 활동입니다.]

사우디와 미국 바이든 정부의 틈을 놓치지 않은 겁니다.

[이원삼/선문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권을 가지고 자꾸 이제 내정 간섭을 하는 거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되죠. 더 이상 이제 미국에 100% 의지만 해 가지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는 에너지와 정보 통신 등 34개 분야에서 38조 원 규모의 경제 협약을 맺었습니다.

[빈 살만/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 이번 회담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관계에 새로운 한 장을 열었습니다.]

시 주석은 특히 석유와 가스를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달러화 패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겁니다.

두 나라의 이런 급속한 밀착이 국제 사회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당장 우리나라에는 이런 영향을 미칩니다.

2030 엑스포 유치에 부산과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가 출사표를 던진 상황인데 중국은 사우디 리야드에 한 표를 던질 게 확실해 보입니다.

엑스포 유치 도시는 내년 11월 다수결로 결정되는데 안 그래도 사우디의 자금 동원력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정부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장영진/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하고 또 문화 강국으로서 그런 부분을 공유한다면 중국과 가까운 나라들도 충분히 우리 지지로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사우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틈만 나면 타이완 통일을 외치는 중국이 오는 2027년 실제 무력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죠.

이 경우 미국 등 서방이 제재 조치를 가할 것에 대비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해 두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이원삼/선문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타이완 문제나 이런 것 때문에 이 오일이나 가스를 수급하는 데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국으로서는 결정타를 맞기 때문에….]

무력 충돌을 억제할 빗장을 이렇게 하나씩 풀어낸다면 타이완을 둘러싼 동북아 지역의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고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 재편의 '게임 체인저'로 새롭게 떠오른 사우디가 미·중 패권 경쟁에 어떤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정용희·원형희, 디자인 : 장지혜·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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