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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가지고 놀리나, 생각뿐"…'다자녀 특공' 미달 이유

<앵커>

신축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 등에게 특별 물량이 배정됩니다. 사회적 배려 차원으로 낮은 경쟁률에서 청약에 당첨될 수 있도록 따로 공급하는 건데요. 그런데 오히려, 접수가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특별 공급 물량 중 가장 큰 주택 모델입니다.

거실과 방 2개, 화장실로 구성됐는데 베란다까지 확장하면 72㎡입니다.

신혼부부 등의 청약 신청은 몰렸지만, 다자녀 가구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미성년 자녀 셋 이상을 둔 다자녀 가구가 살기에는 매우 좁다 보니 62가구를 모집하는데 45명만 신청해 미달이 났습니다.

최근 청약 접수를 마친 성북구와 중랑구의 아파트 단지들도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자녀 가구 가장 : 15평에다가 다자녀 가구를 묶어놓는다는 건 사람이 살 수가 없는 아파트인 거죠. 살 수가 없는 아파트…. '사람 가지고 놀리나?' 이런 생각밖에 솔직히 안 듭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 9억 원 초과 아파트는 특별 공급이 금지돼 있습니다.

재력 있는 부모를 둔 이른바 금수저 자녀가 당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30평 아파트의 서울 지역 평균 분양가가 이미 10억 원을 넘어간 상황에서 9억 원 밑으로는 다자녀 가구에 맞는 집을 찾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12일) : 청약하고 싶은데도 못 들어가고 있는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를 지원하겠다며 중도금 대출 기준을 분양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였습니다.

다자녀 가구의 실수요를 고려해 9억 원 이하로 책정된 공급 제한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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