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총장 "북핵 문제 대화 창구 열어야…우리가 역할 할 수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AEA가 더 큰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방한 중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늘(16일) 외교부 기자단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창구를 열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2019년 12월 취임한 그로시 총장은 지난 14일부터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중입니다.

그는 방한 기간 윤석열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만나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한 한국 측 입장도 들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방한 직후 언급한 북한 핵실험 감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스러운 정보'가 무엇인지 대해 "북한이 지속해 핵물질 농축과 분리(재처리)와 관련해서 매우 집중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드러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영변 핵시설 관련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영변 원자로는 3∼4년 주기로 가동되는데 2023년, 2024년에 가동이 완료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마 그 이후에 방사화학실험실(RCL)이 작동을 시작할 준비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습니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입니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서는 "3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며 "출입구라든가 도로 그 주변을 보면 이와 같은 활동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빈(IAEA 관계자)과 한국 측 전문가들을 통해 저희가 지속해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필요하면 북한으로 IAEA의 사찰단 또는 인력을 다시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전날 박 장관을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박 장관에게 "일본 규제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국제적인 안전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 논의했다"며 "다핵종 제거설비(ALPS) 처리를 거친 오염수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방법도 일본 측과 협의 중"이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