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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봉대산 방화사건…17년 간 축구장 114개 면적 태운 방화범 '불다람쥐'의 정체는?

[스브스夜] '꼬꼬무' 봉대산 방화사건…17년 간 축구장 114개 면적 태운 방화범 '불다람쥐'의 정체는?
마음의 불을 끄지 못해 산불을 일으킨 방화범의 정체는?

1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봉대산 불다람쥐와의 숨바꼭질'이라는 부제로 봉대산 방화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09년 겨울 울산의 한 풋살 경기장에는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가 쓰러져있었다. 산의 최상위 포식자 수리부엉이가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심으로 내려온 이유는 바로 산불 때문이었다.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던 산은 울산 동구에 위치한 세 개의 산이었는데, 이 산에서는 10년간 무려 100여 건의 산불이 일어난 것이다. 특히 수리부엉이가 내려온 당시에는 석 달 동안 무려 11번의 산불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그중 봉대산은 2009년 '산불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왜 여기에서 계속 산불이 일어나는 것일까?

사람이 없는 야심한 시각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발화해서 일어난 산불, 강풍이 부는 날이면 불길이 솟아오르는 이 산불은 바로 방화가 원인이었다.

전문가는 이 방화범에 대해 산불에 대해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세 군데 동시 산불을 일으킨 이 방화범에 대해 사람들은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을 붙였다.

매년 겨울 산불로 몸살을 겪는 울산은 결국 불다람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무려 현상금 3억 원을 걸었다. 거기에 결정적인 제보자에게는 특채에 승진의 기회까지 주기로 해 시 전체가 올빼미 작전에 돌입해 불다람쥐를 잡기 위해 초집중했다.

그럼에도 신불은 계속 일어나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불다람쥐에 대한 정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2011년 3월 한 아파트 주차장 뒷 산인 마골산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다행히 화재는 빠르게 진압되었다. 그리고 화재 현장을 비추고 있던 CCTV에 화재 발생의 순간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수상한 용의자의 모습도 함께 포착되었다.

이를 본 아파트 관계자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용의자가 불다람쥐라고 확신하고 주변 CCTV를 뒤졌다.

다리를 벌리고 걷던 용의자의 걸음걸이를 본 경찰들은 주변 CCTV에서 용의자의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 용의자는 방화 지점에서 500m 떨어진 곳의 아파트에서 포착되었다. 그리고 그는 과거 제보자가 보았던 울산 OO중공업 점퍼를 입고 있었다.

실제로 그는 OO중고 업에 다니고 있던 이었고, 그의 집과 직장에서 방화에 쓰인 증거들이 잔뜩 나왔다. 그리고 그는 순순히 방화를 자백했다.

1994년부터 방화를 저질렀다는 불다람쥐 김 씨. 그는 무려 17년간 해당 산에 방화를 저질렀다. 첫 방화는 담배를 피우다 호기심에 방화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가 치솟고 불길이 번지는 것을 본 그는 마음이 차분해졌고, 산불로 인해 헬기가 출동하고 소방관들이 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꼈다. 그 후로 김 씨는 그 쾌감을 잊지 못했고 방화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방화 수법도 진화했고, 이에 방화 도구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무려 17년 간 90건이 넘는 방화를 저질렀고, 축구장 114개의 면적을 불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방화 소식에 그의 가족들은 충격에 빠졌다. 가정생활도 원만하고 회사 생활에서도 성실하고 문제가 없었던 김 씨의 방화에 대해 그가 아는 모두가 놀랐다.

김 씨는 20년 전부터 가정에 생긴 우환 때문에 화병이 생겨 방화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정신감정 결과 충동조절 장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불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김 씨는 화전민의 아들로 자라며 산불을 수없이 봐왔다. 불이라는 존재가 그에게는 두려운 것보다 설레는 존재였다. 특히 그에게 화전을 하던 시절은 행복했던 시절이었다는 것.

법원은 불다람쥐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그리고 울산 동구청은 그에게 5억 원을 손해배상 청구했고 법원은 4억 2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현상금 3억 원은 누가 받았을까? 불다람쥐를 직접 검거한 사람은 없어서 3억 원의 보상금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단 포상금 자문 위원회를 개최해 검거 기여도에 따라 19명의 사람들이 포상금을 나눠 받았다.

불다람쥐를 검거하는 데 기여한 이들은 자신들의 제보와 도움으로 불다람쥐를 검거했다는 사실에 대해 뿌듯함을 느꼈다.

방화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인 봉대산. 사람들은 봉대산을 살리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수리부엉이도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냈다.

그리하여 오늘의 봉대산은 과거 산불로 아프고 상처받은 곳이 아닌 10년 전의 푸르름을 다시 되찾아 눈길을 끌었다.

오늘의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제 얼굴을 찾은 봉대산을 보며 안도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의 불을 끄지 못해 불을 일으킨 이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기를 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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