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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햄수과?" 제주어 인기인데…관련 예산 '삭감' 논란

<앵커>

드라마와 이젠 영화에까지 제주어가 등장하면서 최근 제주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주에서는 제주어 관련 일부 예산이 삭감되면서 적잖은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상 속 한 남성이 등장합니다.

현란한 제주어를 뽐내며 다양한 상황극을 연기합니다.

[삼춘 창문 내려봅서. 뭐햄수과? 무사 깜빡이 고장 나수과? 깜빡이는 무사 안 켱 들어왐수과?]

27살 동영상 크리에이터 김홍규 씨는 제주어를 알지 못해 생길 수 있는 상황을 담은 영상을 제작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홍규/동영상 크리에이터 : '밥 먹어쪄' 이런 말들이 젊은 사람들이 듣기에 귀엽게 들리는 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언어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타지인들이 배워보고 싶어하고 더 관심 갖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2019년 개소한 제주어종합상담실.

전화로 제주어에 대한 문의가 오자 상담원이 답해줍니다.

[감사합니다. 제주어 종합 상담실입니다. 네, 좋은 날 보내십서. 혹은 좋은 하루 되십서양 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올해 상담 건수는 385건,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었습니다.

제주어를 사용한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제주어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겁니다.

제주어가 궁금한 개인부터 언론사, 국가기관 등 문의 주체도 다양합니다.

제주어 전문 상담 창구이자 홍보 역할을 한다는 평과 달리, 상담실은 개소 4년 만에 존폐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루 평균 상담 건수가 1~2건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제주자치도의회 상임위 예산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입니다.

제주어 교과과정 개발 연구를 비롯한 신규 사업 3건에 대한 예산도 전액 삭감됐습니다.

[김미진/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 :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홍보하고 (제주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해결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써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고.]

제주어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제주자치도에서는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제주어 보존 취지에 역행하는 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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