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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에 어른대는 '조폭 그림자'…자금 세탁 통로였나

대장동에 어른대는 '조폭 그림자'…자금 세탁 통로였나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에 화천 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친분이 있는 폭력조직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 씨가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등 은닉을 도운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폭력조직 출신 최우향 씨만이 아니라 다른 폭력조직도 사업 현장 관리 등에 동원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입니다.

검찰은 김 씨의 돈이 '세탁 창구'인 최 씨 회사를 거쳐 부풀려진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으로 흘러갔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 씨는 전형적인 '기업형 조폭'의 모습을 보입니다.

최 씨는 과거 목포 기반 폭력조직에서 활동했는데, 건축·철거 현장 용역사업을 통해 돈을 벌고 세력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하는 과정에 참여한 뒤 2013년 쌍방울 대표, 그룹 부회장에 잇따라 오르면서 기업가로 변신합니다.

김 전 회장 역시 전주 지역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

2020년 6월 최 씨가 운영하던 '에이펙스인더스트리'는 화천 대유에서 30억 원을 투자받아 중소기업 인수에 나섰습니다.

이 회사는 명목상 투자와 인수를 사업 영역으로 했지만 실상은 '기업사냥'을 한 후 주가 조작이 목적이라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민간 개발업자 남욱 씨도 김 씨와 김 전 회장, 최 씨의 관계를 검찰에 여러 차례 진술했습니다.

남 씨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가 조폭도 많이 안다"며 "K사도 전주 건달 출신이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가 '김만배 똘마니'라고 한다. 한 두어 번 봤는데 김만배한테 굽실굽실했다"고 말했습니다.

K 사는 쌍방울의 주요 주주입니다.

그러면서 "희한하게도 (토목업자) 나석규 돈이 쌍방을 전환사채(CB) 매입대금으로 들어갔다는 기사를 봤는데, 어떻게 나석규와 쌍방울이 연결된 것인지 저도 궁금했다"고 했습니다.

나석규 씨는 위례·대장동 사업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기성 씨와 함께 대장동 사업 인허가 로비 자금과, 남 씨가 이재명 대표 측에 선거자금조로 보냈다는 돈을 마련했다고 지목된 인물입니다.

경기도 수원 지역 폭력조직의 수괴급 조직원 A 씨 역시 김 씨의 대장동 사업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계사 정영학 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정 씨와 2013년 3월 대장동 개발사업을 도와준 이들에게 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A 씨에게 본인이 직접 건설용역을 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주겠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5년 12월 김 씨는 A 씨 딸이 대표로 이름을 올린 철거용역업체 B 사와 대장동 개발 현장 관리 용역계약을 맺고, 지난해 7월까지 성남의뜰과 화천 대유 법인 자금으로 총 39억여 원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용역 계약서 특약사항에는 '전문 외부용역의 개입 차단'이라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전문 외부용역'이란 A 씨가 몸담은 조직 외의 다른 폭력조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성남의뜰 측이 사전에 B 사가 조폭과 연계된 곳임을 알면서 계약한 정황이라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남의뜰 대표 최 모 씨가 당시 이사회에서 용역업체 선정 건과 관련해 '현장근무 인력이 주민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도록 사전에 주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점도 B 사의 '실체'를 알았던 맥락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남 씨 역시 A 씨에 대해 "(대장동 사업 초기 사업자인) 이강길이 조폭과 결탁해 저를 죽인다고 했던 적이 있는데, 중간에서 A 씨가 중재해줬다"며 "A 씨에게는 돈을 꽤 드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남 씨는 또 광주 지역 조폭 C 씨에게도 10억 원을 줬다며 "(C 씨가) 2014년 12월까지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현장을 관리하며 다른 조폭을 막아줬다"고 진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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