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궁지 몰린 푸틴, 핵 쓸까? IAEA 총장에게 물어보니

IAEA 총장에게 듣는 '푸틴 핵 위협 실체'

<앵커>

러시아 본토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을 정도로 궁지에 몰리자, 푸틴 대통령이 핵위협 강도를 급격하게 높였습니다. 실제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푸틴과 핵 담판을 벌였던 국제원자력기구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이번 주 한국에 오는 그로시 총장과의 단독 인터뷰, 김수형 기자가 준비했습니다.

<기자>

러시아 내륙 깊숙한 곳까지 드론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핵 선제타격 개념을 꺼내 들면서 미국이 요격할 수 없는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과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미국은 무장해제를 위한 폭격을 극초음속 무기로 수행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런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극초음속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푸틴의 핵위협 실체는 무엇일까?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 위기를 막기 위해 푸틴과 직접 핵 담판을 벌였던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는 외교부의 초청으로 이번 주 한국에 방문합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먼저,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담판에서 푸틴이 핵과 관련해, 상당히 기술적인 지식까지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 : (푸틴은 러시아가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푸틴을 실제로 만났을 때 그게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느꼈습니까?) 그럼요. 당연합니다. 우리는 매우 전문적인 의사 교환을 했습니다. 우리는 주로 자포리자 원전에 보호구역을 설정하자는 저의 제안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푸틴 대통령과) 매우 기술적인 대화를 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핵무기 사용은 절대로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 자신은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돼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핵무기가 이번 사태에 사용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핵사용은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푸틴이 핵 사용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IAEA가 현재까지는 러시아의 구체적인 핵 사용 징후를 파악하지는 못했다는 말로 풀이됩니다.

지난 9월, 방탄조끼를 입고 자포리자 원전 현장을 직접 사찰했던 그는 원전 주변 안전구역 설정을 위해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을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 저는 (전쟁의) 양쪽 당사자와 접촉해 대화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저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곧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양쪽의 양보를 조금씩 이끌어내 후쿠시마, 체르노빌 사태 같은 핵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라파엘 그로시/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 (안전 구역 설정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쪽의 약속을 포함합니다. 한쪽에 군사적인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서 핵 사고나 핵 재앙이 벌어질 가능성을 논의 테이블 위에서 배제하게 될 것입니다.]

---

<앵커>

인터뷰한 김수형 기자와 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Q. 푸틴의 핵 위협, 어떻게 봐야 하나?

[김수형 기자 : 최근 라트비아에 근거를 둔 한 독립 언론사가 러시아 연방 경호국이 내부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입수해서 보도했는데요. 이번 전쟁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 7월 57%에서 11월에 25%로 급감했습니다. 평화 협상에 찬성한다는 비율도 32%에서 55%로 급증했습니다. 지난 9월 부분 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러시아 내부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한 데다 전쟁에 대한 피로감으로 러시아 정부가 위기감을 느낄 정도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러시아 영토를 공격당해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면 사실 현재 핵 독트린에 따라서도 핵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이 실체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나빠진 여론을 달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에 대한 협박성 엄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내일(12일) 8시 뉴스에서는 이번 주 방한하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북핵 위기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도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김종미·김호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