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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로 전락한 배추…두 번 우는 배추 재배 농민들

<앵커>

최근 배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올여름, 이상기온으로 밭을 갈아엎었던 배추 재배 농민들은 이번엔 재료비나 인건비마저 건질 수 없게 됐다며 '망연자실'입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기자>

출하시기를 놓친 김장배추가 서리를 뒤집어쓰고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얼음이 박힌 배추 안쪽은 힘없이 녹아 버렸습니다.

김장용 배추 가격이 폭락하자, 계약재배를 약속했던 도매상인들이 거래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이동희/배추재배 농민 : 며칠씩 잠 못 자면서 물 대고 해왔던 건데, 내 자식과 똑같은 거지요. 말로는 표현 못 해요.]

절임배추 주산지인 괴산군의 다른 배추밭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불과 두 달 전 한 포기에 1만 원을 넘어서며 '금배추'로 불리던 것과는 달리, 김장 소비 감소 등으로 시중 가격이 70% 이상 떨어지자 수확을 포기한 겁니다.

농민들은 풍작이었던 배추밭을 인건비와 재료비, 대출이자 등 최고 억대의 손해를 감수하고 갈아엎어야 할 형편입니다.

괴산군내 같은 피해를 입은 곳은 전체 배추농가의 20%가 넘는 126개 농가로 82ha, 2천900t에 달합니다.

[충북 괴산군 관계자 : 배추가격이 좋으면 사람(농민)들이 그것을 보고 많이 심었다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니까.]

농업관련단체들은 가격등락시 판로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거래선과의 계약체결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임광빈/충북농협 과실수급안정담당 : 농협에서 계약한 물량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농산물 판매를 해줘요. 농협 등 대형거래처에 안정적인 출하를 하시는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배추 재배농민들은 이상기온과 가격 폭락으로 인해, 올해 2번이나 밭을 갈아엎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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