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수사 피해자들을 추가로 확인해 국가의 사과와 명예 회복 조치를 권고했습니다. 당시 경찰의 강압수사로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도 당시 젊은 사람이 많이 잡혀갔다며 회상했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1989년 7월 25일 밤 9시, 농기구 수리공이던 22살 청년 윤성여 씨에게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윤성여/'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피해자 : 저녁 딱 먹으려는데 한 숟가락 뜨려는 찰나에 수갑이 딱 들어오더라고. 네가 범인이다. 네가 8차 범인이래 나보고.]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윤 씨는 온갖 고문을 받으며 자백을 강요당했습니다.
[윤성여/'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피해자 : 의자에 묶고 수갑 차고 있으니까 움직이지 못하는 거야 사람이. 거꾸로 매달아 놔요. 그 거꾸로 매달리면 그건 사람이 피가 거꾸로 통해 그래가지고 그거 사람이 아주 죽어 죽어.]
살기 위해 허위 자백을 해야 했던 윤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습니다.
그리고 또 10년이 지나 이춘재가 진범으로 밝혀지면서 재작년 12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윤 씨는 자신처럼 무고한 청년들이 공권력의 불법 행위에 희생되던 장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윤성여/'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피해자 : 전과고 뭐고 있으면 무조건 싹 잡아갔어요. 화성 일대에서 아마 젊은 사람은 안 간 사람 없을 거야. (끌려간 사람 중에) 열차에 뛰어들어서 죽은 사람도 있고 자기가 뭐 그냥 스스로 목매서 죽은 사람도 있고.]
윤 씨 등이 신청한 진실 규명 요구를 진실화해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피해자가 20명이나 더 확인됐습니다.
당시 가해자였던 경찰 관계자 43명의 진술과 과거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위원회는 '위법한 공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에 국가의 사과와 명예 회복 조치를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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