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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 동원해 전교조 미행 · 가택 침입…'진드기 공작철' 입수

<앵커>

지금 보시는 자료는 1989년 국군 보안사령부가 만든 '진드기 공작'이라는 제목의 문서철입니다. 교육민주화를 내걸고 출범한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해 보안사 군인들이 교사를 미행하고 몰래 교사의 집에 들어가 자료를 훔치며 불법행위를 저지른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겨있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SBS가 확보한 보안사 내부 문서 '진드기 공작철'은 전교조 창립 직후인 1989년 6월 무렵부터 1년 3개월간 보안사가 진행한 공작 내용을 상세히 담았습니다.

전교조 교사들이 누구를 만나는지 미행하는 것은 물론, 집에 몰래 침입해 자료를 들고 나오거나 사진을 촬영해 보고서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미행과 가택 침입을 당한 교사는 30여 년이 지난 최근,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가 시작된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김민곤/전 전교조 부위원장 : 우리들은 그런 걸 알 수가 없었죠. 회상하기가 싫어요. 실제로 참 교직에 열심히 잘 근무하다가 어느 날 길거리에 쫓겨나서….]

체제에 반하는 단체를 탄압하기 위해 정권 핵심부가 헌법재판소에 대한 로비를 공공연히 시도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도 있습니다.

당시 문교부가 1990년 작성한 '신학기 교원노조 대책' 문건에는 교원의 노조 활동을 금지한 사립학교법 위헌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 명단과 함께 이들에 대한 로비 계획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 문건에는 또 대검찰청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로비활동을 지원"한다고 명시해 검찰까지 헌재 재판에 개입시키려 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문교부가 작성한 다른 문건에는 헌재 재판관 9명 개개인의 협조 가능성과, 전교조 동조 여부를 파악해 기록하는 등 사찰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체제에 반하는 불온단체라는 딱지를 붙여 군과 검찰, 정부기관이 총동원돼 조직적 탄압에 나섰던 겁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오늘(8일),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 규명을 의결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특별법 입법 등을 권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김남성,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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