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유명 화가 그림 팔아준다더니…200억 원 가로챈 50대

이중섭·김환기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대신 팔아주겠다는 사람에게 수백억 원 대의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어제(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은평경찰서는 사기·횡령 혐의를 받는 A 씨(50)를 입건해 수사 중입니다.

A 씨는 미술품 소장가이자 갤러리를 운영하는 B 씨(59)에게 접근해 그림과 보석을 대신 팔아주겠다며 가져간 후 돌려주지 않고 판매금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습니다.

고소장에 따르면 B 씨는 지난해 말 지인을 통해 A 씨를 소개받았습니다.

A 씨는 "일산에서 갤러리를 운영 중이고 큰손들을 많이 안다"며 접근했고, 이 과정에서 전직 고위 관료들과의 친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A 씨는 "전 검찰총장이 뒤를 봐주고 있어 감정서를 만드는 것이 자유롭고 화랑협회를 손아귀에 쥐고 있어 그림 판매에 자신이 있다"며 "판매 계약서를 해주면 계약금을 며칠 후 지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A 씨가 편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그림은 김환기 작가의 작품 2점(감정가 각각 70억 원, 50억 원 상당) 이중섭 작가의 작품 2점(감정가 각각 40억 원 상당)입니다.

그 밖에도 B 씨는 감정하지 않은 천경자 작가의 작품 1점과 박수근 작가의 작품 2점 등 A 씨가 총 10점을 가져갔다고 고소장에 적시했습니다.

B 씨는 "A 씨는 제 소장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해 오히려 가짜 그림 운운하며 나를 고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9월 사건을 처음 접수한 광진경찰서는 고소인 조사를 진행 후 피의자의 거주지를 고려해 같은 달 말 은평경찰서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A 씨를 불러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