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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스쿨존'…아이들에겐 여전히 위험천만한 등굣길

<앵커>

지난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앞에서 초등학생이 음주 차량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날 때마다 각종 대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아이들의 등하굣길은 여전히 위험천만합니다.

김지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담벼락 앞에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고, 먼저 떠난 친구를 추모하는 글들이 가득합니다.

다시 찾은 학교 주변은 여전히 아슬아슬하기만 합니다.

사고가 난 도로입니다.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인데요, 이렇게 차 한 대가 지나가면 도로가 꽉 찰 만큼 길이 좁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교문 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금세 이면도로를 지나는 차들과 뒤섞입니다.

[정지원/서울 강남구 : 교문 바로 (앞에) 인도 있나요? 바로 차도예요. 일방통행도 아니야. 좌우로 다 왔다 갔다 해요.]

시속 20km 속도 제한 구역이지만 과속 방지턱은 낮고 단속 카메라조차 없습니다.

[초등 5학년 학생 : 학교 나오다가 오토바이 같은 게 앞으로 쓱 지나와서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어요.]

[인근 주민 : 10년 전에 이 밑에서, 반대편에서 사고를 당하셔서 그분이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거든요. 이것에 대해서 민원을 제기했었는데, 카메라가 저 밑에 생기고 여기 학교 앞에는 없는 거예요.]

1km 떨어진 다른 학교를 찾아가봤습니다.

인도는 물론이고 최소한의 차단봉이나 안전펜스도 찾아볼 수 없고, 차들은 규정 속도를 무시하고 질주합니다.

비좁은 도로, 양방통행으로 차들은 보도를 침범하기 일쑤입니다.

지난 2020년 '민식이법' 시행을 계기로, 관계당국은 대대적인 안전 강화 대책을 외쳤지만, 아이들은 위험천만한 등하굣길을 걷고 있습니다.

[초등 5학년 학생 : 다음 생에는 꼭 아프지 말고 행복하고 더 오래 살라고 적어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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