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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유전병 200만 명…국가 관리체계 시급

[ 유전병 진단, 국가 관리체계 시급 ]

태인이는 네 살이 넘었는데도 걷지 못했습니다.

[ 최은향 / 어머니 : 정말 모든 방법을 다 썼던 것 같아요. 자폐증 아닐까 싶어서 ABA(응용행동분석)같은 치료도 받아보고, 수중 재활도 받아보고, 한약 지어서 먹여보고... ]

재활치료 비용만 한 달에 300만 원,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 최은향 / 어머니 : 좋아진다는 게 있으면 다 하죠. 얼마만큼 힘들어도 다 해요. 근데 이게 가능성이 안 보이니까 그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

2년 동안 여러 대학병원을 돌아다니며 뇌 MRI를 찍고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지만 원인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 이범희 |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의사가 막 생각을 해서 이거일 것 같다. 그러면은 그 질환에 대한 유전자 하나만 검사를 했어요. 그러면 그게 안 나오면 또 그 다음 거. 그 다음 거... ]

지난 10월부터 태인이가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 30억 쌍, 유전자 전체를 한번에 검사하는 국가 유전자 임상 시험에 참여했는데, 여기서 특정 유전자 변형으로 인한 '크레아틴 부족증'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 이범희 |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크레아틴을 좀 고용량으로 이렇게 따로 먹이니까 부족한 게 이제 보충이 돼서 뇌 기능도 좀 좋아지고 근력도 좋아지고 이렇게 되는 거죠. ]

모든 유전자를 검사해야만 진단할 수 있는 희소병은 8천 종류, 국내 200만 명이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 43만 명의 유전자 바이오 뱅크를 구축해 유전자병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조상연 |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연구원 : 암이나 희귀 질환과 같이 그런 유전자의 기반을 둔 여러 그런 연구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실제 유전병 환자 진단에 직접 활용되진 못하고 있습니다.

유전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전수 검사하는 국가 진단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2018년부터 국가 유전자 진단체계를 도입해 희소병을 조기 진단하고 별도의 국가 기금을 마련해 고가의 희소병 치료 약을 적기에 투약하고 있습니다.

SBS 조동찬입니다.

( 취재 : 조동찬 / 영상취재 : 김균종 / 영상편집 : 박지인 / VJ : 신소영, 오세관 / 제작 : D뉴스플랫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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