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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은밀한' 기부…'지관서가' 4호점의 비밀

<앵커>

울산에 주력 생산 기반을 둔 한 대기업이 '지관서가'라는 낯선 이름으로 울산에 벌써 네 번째 북카페를 열었습니다. 한 곳당 5억 원가량 들여서 '인문학'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데 이 기업은 한사코 이름이 드러나길 꺼리고 있습니다.

김진구 기자입니다.

<기자>

통창 밖으로 깊어가는 늦가을 정취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진한 커피 향이 베어나는 쾌적한 공간에 1천여 권의 책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습니다.

'지관서가'라는 이름으로 대기업이 울산에 3번째 문을 연 도서관, 북카페입니다.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본다'는 의미대로 차 한 잔을 마시며 사유와 관조에 더없이 좋은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필난/카페손님 : 호숫가에 있다 보니까 사계절 변화를 밖을 보다 보면서 느낄 수 있고 조용하니까 커피 마시면서 책도 보고 혼자만의 시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지난해 4월 울산대공원에 1호점이 문을 연 뒤 장생포 문화창고, 선암호수공원,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유니스트까지 모두 4곳에 지관서가가 생겼고 2026년까지 울산에만 20개가 조성됩니다.

공간은 공공단체가 제공하지만 한 곳당 5억 원가량 들어가는 조성 비용은 해당 기업이 부담했고 운영도 전적으로 공공단체에 맡겼습니다.

평소 인문정신에 관심이 많았던 대기업이 고향이나 다름없는 울산에서 먼저 시작했고, 전국에 100개를 만든다는 구상이지만 기부 사실은 한사코 드러내길 꺼려하고 있습니다.

[전성자/카페 매니저 : 대기업에서 많은 투자를 해주셨어요, 고맙게 책이랑 모든 투자를 해주셨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고 복지관 어르신뿐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멈춤의 공간이 생긴 뒤 독서 모임과 강연회, 토론회가 속속 열리며 울산의 새로운 인문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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