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합격예정자 손목엔 분홍 띠"…부정행위 가담자 전원 입학 취소

 한 대학교가 체육특기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미리 선정한 합격 예정자들에게 특정 표식을 해두고 실기 전형 참가하게 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경기대학교는 체육특기생 실기전형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달 19일 부정행위에 가담한 합격자와 예비합격자에 대한 입학 취소를 통보하고, 감독과 교수 등 5명을 고발 조치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이러한 부정행위는 체육특기생 실기전형이 진행되던 지난 10월 19일 발생했습니다.

이 학교 배구부 감독 A 씨는 배구 체육 특기생 선발을 위한 실기전형 직전에 코치 B 씨를 시켜 응시자 가운데 11명을 따로 소집했고, 코치 B 씨는 해당 학생들에게 '분홍색 테이프'를 나눠준 뒤 이를 손목에 두르고 실기전형에 임하라고 안내했습니다.

11명의 학생은 해당 테이프를 두른 채 이 학교 교수 1명, 외부 전문가 2명 등 총 3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한 실기전형에 참가했고, 지난달 중순 발표된 최종 합격자 7명은 이들 가운데 호명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학교 측이 해당 실기전형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선 결과 부정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파악하면서, 학교 측은 지난달 19일 '분홍 테이프' 표식을 한 상태로 실기전형을 치렀던 합격자와 예비 합격자 전원에게 합격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아울러 학교 측은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합격 취소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았지만,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이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감독 A 씨는 "평소 경기 성적이 좋았던 학생들을 배구부에 영입하기 위해 이들에게만 테이핑 하게 했다"라고 부정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 관계자는 "감독 A 씨와 실기전형 면접관들 사이에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된 바가 없다"라며 "감독 A 씨, 코치 B 씨를 직위 해제했으며, 이들과 면접관 3명 등 5명을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배구경기에서 선수들이 으레 테이핑을 하기 때문에 당시 학교 측에서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특혜 의혹이 없는 나머지 응시자 가운데 합격자를 재선발해 합격 통보를 마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