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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쿠팡에서 햇반 · 비비고 사라진다…이유는?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으로 쿠팡에서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이 있다고요?

<기자>

네, 쿠팡에서 앞으로 CJ제일제당의 즉석밥이나 냉동만두, 김치 같은 제품을 살 수 없게 됐습니다.

쿠팡이 지난달 초부터 추가 발주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쿠팡에 들어가셔서 보면 CJ제일제당 제품들을 살 수가 있는데요,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판매는 중단됩니다.

왜 그런 거냐, 쉽게 말해서 두 회사가 싸웠다고 보시면 됩니다.

두 회사 다 업계 1위죠.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 식품업체, 쿠팡은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서로 "시장지배력을 이용해서 '갑질'을 하고 있다" 이렇게 공방을 벌였는데요, 쿠팡이 CJ제일제당에 즉석밥 발주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발주 중단을 놓고도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언제쯤 갈등이 풀릴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양사의 주장은 뭡니까? 

<기자>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일방적으로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쿠팡은 제품 공급과정에서 CJ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먼저, CJ는 쿠팡이 무리하게 제품 가격을 깎았다고 했습니다. 유통사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감당하기 어려운 마진율을 요구했다는 거고요.

특히, 내년 마진율 협상이 결렬된 걸 가지고 벌써부터 발주를 중단하게 말이 되냐는 주장입니다.

반면, 쿠팡은 CJ제일제당이 공급물량을 가지고 꼼수를 부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려 왔던 CJ가 가격 올리기 전에는 계약 물량보다 훨씬 적게 공급하다가, 가격을 올리고 나서부터는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래 대형 식품업체의 평균 납품률은 90% 수준이지만, 가격 인상 전에 CJ의 납품률이 50~60% 밖에 안됐다는 설명인데요, 무슨 말이냐면, 100개 상품을 공급하기로 약속했는데도 50~60개 밖에 공급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공개된 주장은 방금 설명해 주신 내용인 것 같고, 공개되지 않은 것들 중에 숨겨진 의도는 뭐가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양측이 '갑질' 문제라고 프레임을 씌우고 있지만, 사실 가격 결정권을 쥐기 위한 신경전이라는 게 업계 해석입니다.

쿠팡은 과거 LG생활건강과도 비슷한 문제로 다툼을 벌인 바 있습니다.

2019년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제품 판매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라고 요구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해서 2년 뒤인 지난해, 이긴 걸로 결론이 났는데요, 하지만 사실상 이커머스 공룡이 돼버린 쿠팡의 승리라고 보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 결정권을 놓고 대기업과의 마찰이 잦아지고 있는데요, 대기업 간 다툼에 소비자들만 불편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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