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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비싼 호박은 '이것'

서울옥션 홍콩경매서 쿠사마 야요이의 녹색 '호박' 76억 원에 낙찰

쿠사마 야요이, 호박(OTRSSA·2014) (사진= 서울옥션 제공, 영화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 포스터)
호박 안에 무수히 반복되는 크고 작은 점들과 그물패턴. 

초록과 검정의 강한 대비를 표현한 이 작품은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쿠사마 야요이(93)의 80호 크기(112x125.5cm) '호박'(OTRSSA·2014)으로, 그동안 그가 국내 경매에 내놓은 '호박' 시리즈 중 가장 큽니다.

그 크기만큼 경매 가격도 역대 최고가를 찍게 됐습니다.

지난 29일 열린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녹색 '호박'이 76억 원(구매 수수료 포함)에 낙찰되며 올해 국내 경매사 거래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옥션 '윈터 세일' 경매에서 쿠사마의 50호 크기 노란 '호박'(1981)이 54억 5천만 원에 팔린 바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 호박
▲쿠사마 야요이, 호박(OTRSSA·1981)

이 작품은 쿠사마가 '호박' 연작을 시작한 시점에 그린 초기작이기에 희소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매 이후 노란 '호박'은 '국내 경매서 거래된 쿠사마의 작품 중 최고가'와 '2021년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모든 작품 중 최고가'라는 두 개의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번에는 초록 '호박'이 그 타이틀을 고스란히 이어받게 된 것입니다. 

쿠사마 야요이, 호박(OTRSSA·2014) (사진= 서울옥션 제공)
▲쿠사마 야요이, 호박(OTRSSA·2014)

이것으로 80호 크기의 초록 '호박'은 올해 국내 경매 최고가 낙찰작이 되는 동시에,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팔린 쿠사마의 가장 비싼 '호박'이 됐습니다. 

본래 이 작품의 최소 추정가는 80억 원이었으나 실제 낙찰액은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 반만에 재개된 서울옥션의 홍콩경매는 강남센터와 홍콩의 응찰 카운터를 연결해 진행됐고, 낙찰률 65%, 낙찰총액 약 12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경매에서 한국 작가 작품으로는 이우환의 150호 크기 '다이얼로그'가 13억 원, 유영국의 '워크'(Work)가 4억 원, 이배의 '붓질'도 1억 4,000만 원에 각각 낙찰됐습니다. 
 

세계적 현대미술 거장 '쿠사마 야요이', 그는 누구일까

쿠사마 야요이 (사진=영화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 포토)

1929년 일본 태생의 쿠사마 야요이는 부모로부터 육체적 학대를 받아 어려서부터 강박신경증과 환각·환청에 시달렸습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위안은 미술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붉은 꽃무늬 식탁보에서 환각이 시작됐다는 쿠사마는 그 때부터 어떤 문양이나 요소를 반복해 표현하면서 자신의 머릿속에 가득 찬 이미지를 쏟아냈습니다.

그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예술가로서 인정받고 성공하겠다는 목적과 의지를 가지고 망설임 없이 미국으로 향했지만, 당시 서양 남성 작가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미술계에 외면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는 예술을 향한 열망으로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이어갔고, 많은 시간을 돌고 돌아 1993년 일본 대표 작가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받습니다. 

이후부터 쿠사마 야요이는 세계에서 사랑받는 예술가로서 비로소 인정받게 됐고, 93세가 된 현재까지도 모두의 눈을 사로잡는 생동감 넘치는 작품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그는 물방울이나 그물망을 모티브로 즐겨 그렸고, 강박증과 환영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구현하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성장 과정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그중 '호박' 연작은 특히 호박을 사랑했던 작가가 삶의 희망에 대한 욕구를 크고 작은 점들로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사진= 서울옥션 제공, 영화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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