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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 가스관 보호 '특명'…기뢰탐색함 · 무인잠수정 총동원

유럽 각국, 가스관 보호 '특명'…기뢰탐색함 · 무인잠수정 총동원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운송하는 노르드스트림 가스관이 폭파된 사건 이후 유럽 국가들이 기뢰탐색함과 무인잠수정 등을 동원해 가스관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26일 발트해 노르드스트림 가스관에서 고의적 행위로 보이는 폭파사건이 일어난 뒤 전력 및 난방 에너지 주요 공급원인 가스관과 가스시설을 보호하는 게 유럽 전역에서 국가안보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관련 움직임을 전했습니다.

이탈리아 해군 기뢰탐색함 ITS 누마나호는 최근 북아프리카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수중 가스관 위를 항해하며 수중음파탐지기(sonar)로 주변의 금속 물질을 탐색하고, 의심스러운 물체가 발견되면 즉시 수중 로봇을 내려보내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해군 기뢰탐색 부대의 주 임무는 애초 2차 세계대전 당시 매설된 기뢰나 폭탄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었지만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 이후 가스관 보호 활동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의 가스 수출 감소 후 유럽 최대 가스 공급국이 된 노르웨이의 가스시설 보호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나토 관계자에 따르면 나토군은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 후 발트해와 북해 주둔군을 늘렸습니다.

나토의 조율 하에 독일과 영국, 프랑스 해군이 노르웨이의 석유 굴착 시설과 수중케이블, 가스관 등 보호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해안경비대는 서해안에 산재한 석유가스 시설들을 감시할 수 있도록 운항 경로를 변경해 운영하고, 육지에서는 무장 예비군이 콜스네스 가스공장과 다른 에너지 시설의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노르드스트림을 통해 공급되는 러시아 가스에 크게 의존해온 독일은 미국 등에서 수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을 해안에 마련하고 헬리콥터와 선박을 투입해 이들 시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회사들도 시설 보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독일에 최대 가스 저장시설을 운영하는 아스토라사는 시설에 대한 접근 통제를 강화하고 시설 주변에 비디오 감시장비를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가스 공급을 줄여 에너지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한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은 유럽의 에너지 기반시설이 물리적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고신호였습니다.

옌스 웬젤 크리스토페르센 덴마크 해군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은 일종의 경보"라며 "노르드스트림 폭발은 가스관이든 풍력발전소든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임무입니다.

노르웨이해역과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가스관의 길이는 6만3천600㎞가 넘고 유럽 해역에는 1천 개 이상의 해상 석유·가스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에너지·보안 분석가들은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과 비슷한 공격이 이들 시설에 가해지면 현장 접근의 어려움과 바닷물에 의한 파손 등으로 수리에 몇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상과 육지 가릴 것 없이 유럽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가스관 보호에 활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원격조종 무인잠수정, 군용기 등이 동원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예비군과 특수작전부대가 석유가스 시설 경계를 맡고 있습니다.

코펜하겐의 해양 보안 전문회사 '리스크 인텔리전스'의 한스 티노 한센 CEO는 은 "유럽 군대들은 에너지 인프라를 온전히 보호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없다"며 "공격을 막으려면 더 많은 인력과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은 해저 가스관과 케이블 등에 대한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선박 2척을 구매했으며 첫 번째 선박이 내년 1월 조기 인도될 예정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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