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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푸틴의 침공 못 말린 건 레임덕 때문"

메르켈 "푸틴의 침공 못 말린 건 레임덕 때문"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푸틴 대통령을 설득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한 것은 임기 말 레임덕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재임 시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독일의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 메르켈 재임기간 중 심화됐습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최근 독일 슈피겔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두가 '(2021년) 8월이면 갈 사람'이라고 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까닭에 내 생각을 밀어붙일 힘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벌이려 한다는 첩보는 지난해 7월부터 서방국가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했습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당시 미국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고 8월에는 러시아에서 푸틴과 회담하는 등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그때는 이미 협상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자신의 16년 임기 동안 푸틴 대통령을 60여 차례나 만나 친분을 다졌지만, 전쟁을 막는 설득에는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전 총리는 "9월에 다시 (총리직을) 맡을 상황이었다면 계속 파고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푸틴과의) 마지막 회담에서 받은 느낌은 명확했다. '정치권력적 관점에서 넌 끝났다'는 것이었다. 푸틴에게는 단지 권력만이 중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은 우크라이나에서 '유로마이단'으로 불리는 반러·친서방 혁명이 일어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2013∼2014년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부당한 비판'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메르켈은 "사람들은 마치 내가 (2014년 9월) 민스크 (휴전) 협정을 체결한 것 외엔 당시 아무 신경도 쓰지 않은 것처럼 언급하면서 '어떻게 우크라이나에서 눈을 뗄 수 있느냐'고 말하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독일에선) 선거가 있었고, 당시 그리스에서도 항상 뭔가가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꼬리뼈가 골절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은 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전쟁을 막기 위해 독일의 히틀러와 협상에 나섰던 네빌 체임벌린 당시 영국 총리의 역할을 재조명한 넷플릭스 드라마를 흥미롭게 봤다면서 자신과 체임벌린을 비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메르켈의 독일 인터뷰를 전한 영국 가디언의 보도 내용입니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08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해 러시아가 침공할 여지를 만들었다거나,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에 지나치게 의존해 유럽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다는 등 비판에 대해서도 "오해를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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