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가나전은 벤투호, 축구 팬, 나아가 한국 축구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경기에 이기면 한국 축구를 괴롭혔던 오랜 징크스 하나가 깨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축구는 역대 월드컵에서 지금까지 6승을 수확했습니다.
이 가운데 3승이 조별리그 첫 경기, 2승이 세 번째 경기였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16강에서도 이탈리아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아직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습니다.
이 대회 전까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만 10번을 치렀지만, 기록을 보면 4무 6패에 불과합니다.
역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2차전 '무승 징크스'는 이어졌습니다.
당시 히딩크호는 조별리그를 역대 최고 성적인 2승 1무로 돌파했는데, 이 한 번의 무승부가 미국과 2차전이었습니다.
미국의 클린트 매시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종료 12분을 남기고 안정환이 극적인 헤딩 동점 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습니다.
1승 1무 1패를 거뒀지만 아쉽게 16강에 오르지 못한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2차전은 힘겨웠습니다.
1차전인 토고전을 2-1로 이긴 대표팀은 당시 준우승팀 프랑스를 상대로 박지성의 동점 골로 겨우 무승부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2차전 성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1차전에서 2-0으로 그리스를 격파하며 사기가 오른 대표팀은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만나 1-4로 대패했습니다.
다음 대회였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조별리그 상대 국가의 전력, 구성 등에서 이번 대회와 가장 유사합니다.
조별리그에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차례로 대결한 홍명보호는 벨기에 다음으로 까다로운 상대로 꼽힌 러시아와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1승 제물'로 꼽혔던 아프리카팀 알제리에 무려 네 골을 내주며 2-4로 완패해 16강행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불가리아(1-1 무승부), 1994년 미국 월드컵 볼리비아(0-0 무승부) 전도 승리를 기대했던 조별리그 2차전이었습니다.
직전 대회인 2018 러시아 대회에서도 멕시코와 2차전에서 1-2로 패한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2-0으로 완파하는 '카잔의 기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위로해야 했습니다.
1998년 프랑스 대회 때는 2차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던 네덜란드에 0-5로 참패, 대회 도중 차범근 감독이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어진 바 있습니다.
벤투호는 가나전 승리로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한국 축구의 '한계'였던 2차전 징크스도 깨겠다는 기세입니다.
가나의 경기는 오는 28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합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