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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논란의 횡재세, 유럽의 뉴-노멀이 되다

[월드리포트] 논란의 횡재세, 유럽의 뉴-노멀이 되다

곽상은 기자

작성 2022.11.25 11:40 수정 2022.11.25 15: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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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올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관련 기업 수익이 급증했습니다. 지난 2분기 기준 세계 1~5위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과, 셰브런, 셸, BP, 토탈에너지는 약 600억 달러, 우리 돈 80조 원 가까운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5개사 합산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에너지 기업(BP)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쟁'으로 각국의 서민 가계가 고통을 받는데, 거대 에너지 기업들은 되려 돈방석에 앉게 된 사실이 알려지며 각국에선 '횡재세' 논의가 본격화했습니다. 영어로 'windfall tax'로 불리는 횡제세는 단어의 뜻을 해석하자면 '바람에 떨어진 과실' 즉 '운 좋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유럽에서는 영국을 비롯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헝가리 등이 앞장서 횡재세를 도입했습니다. 영국은 올해 전기⋅가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25%의 횡재세를 부과했는데, 수낵 내각에서는 이런 횡재세의 대상과 세율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최근 예산안 및 중기재정전망을 발표하며 현재 25% 수준인 전기⋅가스 업체 세율을 35%로 인상하고, 발전회사에도 이익의 45%를 새로 세금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횡재세 부과 기간도 2028년까지로 확대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500만 유로 이상 이익을 낸 에너지 기업에 25%의 횡재세를 추가로 물리기로 했고, 헝가리도 올해와 내년에 걸쳐 에너지 기업뿐 아니라 보험사, 항공사 등에 횡재세를 부과해 총 8000억 포린트를 걷기로 했습니다. 스페인은 은행과 에너지 기업에 2023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로 횡재세를 부과해 70억 유로를 거둬들인 뒤 이를 공공주택 건설과 국영철도 무임승차권 발급, 장학금 지급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9월 말 유럽연합 EU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막대한 이윤을 챙긴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횡재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전쟁으로 이익을 보는 건 잘못됐다"며, 이런 기업들의 이른바 '초과 이윤'은 지원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되고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U, 횡재세 등 에너지 대책 공식화

EU의 발표 이후, 최근 독일도 횡재세 부과 계획을 구체화했습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올해 또는 내년 수익이 2018~2021년 평균보다 20% 이상 초과하는 석유⋅가스⋅정유업체에 수익의 3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를 올 연말까지 도입할 계획입니다. 독일 내 10여 개 기업이 횡재세 납부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한 추가 세수는 10~3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핀란드 정부도 에너지 기업의 초과 수익에 1년간 횡재세를 부과하는 임시 세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부과 방식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도입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스트리아 역시 에너지 기업에 최고 40%에 달하는 횡재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가파른 인플레이션 속에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비용 지원이 유럽 각국의 대세가 되었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의 방법으로 화석연료 사용 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 부과도 뉴-노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U, 횡재세 등 에너지 대책 공식화

물론 논란이 없는 건 아닙니다. 정부의 세수가 늘어나는 만큼 에너지 기업들은 경쟁력에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주장이 그것입니다. 특히 저탄소 전력 생산으로의 전환이 시급한 요즘, 일정액 혹은 일정 비율 이상의 이윤을 정부가 세금으로 거둬 가버린다면, 기업들로서는 중요한 투자를 미룰 수밖에 없을 거란 우려가 많습니다. 결국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문제도, 타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문제도 해결이 뒤로 미뤄질 거라는 주장입니다.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뿐더러, 관련 업계의 일자리를 줄이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규모 기업들에겐 재난적 타격을 줄 거라는 업계 반발도 여전합니다.

이런 논란들에도 불구하고, 유럽 국가들이 횡재세 부과를 서둘러 중단하거나 축소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올해 앞장서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며 사회적 논란이 뜨거웠던 영국의 경우를 보면, BP는 이후 3분기 3개월 동안 71억 파운드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이익의 배가 넘는 액수였습니다. 셸은 올해 지금까지 250억 파운드의 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 환급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던 횡재세 부과가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2022년 유럽 각국의 뉴-노멀이 되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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