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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원회 "프락치 공작 피해자 2,921명 확인"

<앵커>

진실화해위원회가 군사정권 시절 자행된 대학생 강제징집,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을 국가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명단으로 확인된 피해자 수는 2,921명입니다.

박세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83년, 대학교 동아리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다 경찰에 체포된 황병윤 씨는 육군 50사단에 강제 징집됐습니다.

[황병윤/피해자 : 저는 녹화사업을 받았거든요. 한 보름간 가서 나의 자서전(진술서)을 계속 쓰게 하고, 그 자서전을 쓰면서 나오는 사람들을 재차 다시 조사하는.]

당시 고문과 협박으로 친구, 동지에 대한 배신을 강요받은 트라우마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황병윤/피해자 : (고문할 때) 바늘로 손톱 밑을 찌릅니다. 지금 그런 고통이 자꾸, 특별하게 손에 이상은 없는데 (지금도) 손톱이 짧으면 촉감이 되게 기분 나빠요. 그래서 손톱을 깎으면 항상 이 정도. 손톱이 길죠, 좀.]

군사정권이 황 씨처럼 1970~80년대 학생운동을 벌이던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하고 이들에게 첩보 수집 활동을 강요한 이른바 '프락치 공작' 사건.

진실화해위원회는 조사 결과 국가공권력이 벌인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정근식/진실화해위원장 : 당시 내무부는 국방부의 요청을 받아 경찰에 신병확보, 호송 업무까지 업무를 부여하여 실질적인 인신 구속 상태에서 학생들을 강제징집 함으로써 위법한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진실이 위원회 조사를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피해자 명단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2,921명으로 확인됐습니다.

보안사령부 존안 자료와 선도대상자 명단을 전수 분석한 결과입니다.

명단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기동민 의원,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도 있었습니다.

진화위는 이와 별도로 진실규명을 신청한 207명을 조사해 1차로 187명을 피해자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조종주/피해자 : 우리를 직접 군대로 끌고 갔던 사람들, 그러한 결정을 내린 사람들, 우리를 고문했던 사람들, 전부 누가 왜 어떤 지시에 의해서 그렇게 진행이 되었는지 다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원회는 국가가 강제징집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권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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