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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며 건넨 반려견 사진…친구에서 범인으로

<앵커>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몰래 그 집에 들어가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20대가 구속됐습니다. 사진 1장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박찬범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32살 A 씨가 14년째 키워온 반려견 '누리'입니다.

누리는 지난 9월, A 씨가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A 씨 : 여기 이 소파에 누워 있었어요, 옆으로. 그래서 그냥 자나, 자는가 보다 이렇게 하고 가까이 갔는데 동공이 확장된 채로 호흡을 헐떡이는 채로….]

동물 병원 진단은 척추 골절이었습니다.

[1차 진료 수의사 : 집에 가만히 있는 강아지가 트라우마 낙상 소견으로 오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는 않습니다.]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일로 평소 알고 지내던 27살 김 모 씨와 더 가까워졌습니다.

[A 씨 : 수술 당일 날도 일어나자마자 바로 저한테 와줬고, 계속 같이 있어 줬고, 누리가 7일 입원해 있는 동안 5일을 병원에 같이 있었어요.]

하지만, 김 씨가 A 씨를 위로한다며 보낸 누리 사진 1장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사진 파일의 상세정보에 나온 촬영 날짜와 시각이 척추가 부러진 누리가 발견되기 1시간여 전이었던 겁니다.

[A 씨 : (사진 촬영 시각은) 저희 가족 아무도 집에 없을 시간이고 갑자기 눈물이 쏙 들어가면서 등골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김 씨가 사건 당일을 포함해 2번 A 씨 집에 몰래 들어온 정황도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A 씨 신고를 접수한 다음, 신변보호 조치의 일종인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내리고 A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습니다.

또 김 씨가 A 씨 집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주거침입과 절도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습니다.

다만 누리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의혹은 혐의에 넣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 휴대전화 포렌식에서 '말티즈 학대' 검색 기록이 나왔지만, 직접 증거가 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반려견 학대 혐의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A 씨는 한 번 더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A 씨 : (지금 무슨 심정으로 (진정서) 쓰는 거예요?) 누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

동물 학대 혐의가 빠진 김 씨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9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립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정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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