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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지우려는 안우진…법원서 판가름 날까

'학교폭력' 지우려는 안우진…법원서 판가름 날까
올해 KBO리그 에이스로 도약한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학교폭력' 이슈를 스스로 수면 위로 끌어 올렸습니다.

휘문고 3학년 재학 시절인 2017년 학교폭력 가해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징계를 받고 2018년 히어로즈에 입단했던 안우진은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정규시즌 탈삼진(224개)과 평균자책점(2.11)까지 두 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최고의 역투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 매체를 통해 안우진의 과거 학교폭력 처벌이 과도했다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안우진도 지난 18일 "학교폭력이라는 네 글자의 주홍글씨로 진실을 덮는 건 아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의견문을 발표했습니다.

안우진 측은 의견문에서도 2017년 당시 학교폭력을 행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번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피해자 4명 가운데 현재 군 복무 중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과도한 폭력은 없었다'는 내용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습니다.

쉽게 말해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2017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징계가 과도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는 '3년 이상 자격 정지를 받은 사람은 영구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 조항은 '학교폭력으로 1년 징계만 받아도 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개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안우진은 병역이 걸려 있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나갈 수 없습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그를 50인의 'WBC 대표팀 관심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안우진은 아시안게임과 달리 KBO가 선수를 선발하는 WBC는 나갈 수 있지만, KBO는 고심 끝에 학교폭력 이력을 이유로 명단에서 뺐습니다.

사실상 학교폭력에 관한 매듭이 완전히 풀리기 전까지 KBO 역시 안우진을 대표로 선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17일 KBO 시상식에서 "WBC는 선수로서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한 것처럼, 안우진은 꾸준히 대표팀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서 안우진은 '학교폭력' 문제를 완벽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5년 전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대한체육회의 징계가 확정됐기에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안우진의 법정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아리율의 백성문 변호사는 "일차적인 목표는 잘못 알려진 안우진 선수의 폭력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협회와 체육회가 스스로 당시 징계를 철회하길 기대하고, 법적 대응은 그다음 문제"라고 말합니다.

정작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어제(21일) 안우진 측으로부터 징계 철회에 관한 문의가 한 건도 들어온 게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징계를 정했고, 당시 징계 수위를 결정한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외부 인사로 꾸려져 우리가 개입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협회 차원에서 징계에 관해 할 수 있는 건 없다. 안우진 측에서 법원을 통해 가처분신청 등 법적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대한체육회의 재심은 사실상 체육회 가맹 회원종목단체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이들에게 내리는 최종심으로, 여기에서도 재심 청구가 기각됐다는 사실은 당시 조사 결과를 본 체육회 공정위원들이 안우진의 폭력 행위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체육계 인사들은 파악합니다.

법조계 역시 대체로 5년 전 징계를 뒤집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징계를 철회하려면 우선 학교폭력 행위 자체가 없었다는 걸 입증해야 하나 안우진 측도 학교폭력 자체는 부인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탄원했다고 해도, 안우진이 학교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사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안우진은 2017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로 뽑혔다가 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자 학교 측과 상의해 태극 마크를 '반납'하는 형식으로 조용히 대표팀을 떠났습니다.

협회의 징계가 나오기 전의 일입니다.

아마추어 야구계에서는 안우진이 과연 떳떳했다면 대표를 반납했겠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안우진은 의견문에서 "선배로서의 훈계 차원의 작은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물리적인 위력이 더해진 순간 부정할 수 없는 폭력이 됩니다.

아마추어 야구 관계자는 "안우진 측도 이를 알고 있기에 곧바로 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여론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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