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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넌 여잔데"…갑질 신고하자 위험천만 괴롭힘까지

<앵커>

보신 것처럼 선뜻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비행 지시와 자격심사는 대체 왜 일어난 건지 저희 취재팀이 확인해봤습니다. 전미순 씨는 회사 안에서 부당한 갑질을 신고한 이후 일부 기장들이 자신을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이어서 유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김포공항 근처 사설 비행 시뮬레이션 센터입니다.

에어서울 A 기장 부인 명의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센터 관계자 : 실제로도 조종사 시험이나 그런 걸 준비하기 위한 교육 시설이고….]

전미순 씨는 입사 직후 훈련생 시절부터 이곳 운영과 홍보를 도우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전미순/전 에어서울 부기장 : 제가 그 근처에 있다는 걸 아시고 짬짬이 심부름부터 시작해 점점 요청이 빈도가 높아지고….]

투자 명목으로 2천만 원을 요구받고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해 회사에 신고했고,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도 A 기장의 '부업'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무렵부터 전 씨에 대한 일부 기장들의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전미순/전 에어서울 부기장 : (너는) 은혜도 모르고 배은망덕하다. 여자가 조종사면 완벽해야 되는데 넌 왜 안 그러냐, 여잔데.]

[에어서울 조종사 : 참 야비해요. 인간적으로 보면 비겁하죠. 전미순 씨한테 잘 해주면 날 또 싫어할까 봐 무서워서….]

2019년 7월 코타키나발루 비행에서는 B 기장이 전 씨를 조종실에서 쫓아낸 일도 있었습니다.

[전미순/전 에어서울 부기장 : '(기장이) 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만지지 마. 너는 객실 출신이니까 객실이 편하지? 나가 있어' 이렇게 시작됐어요.]

동료 기장이 조종실을 비운 사이 홀로 남은 조종사가 비행기를 추락시켜 150명의 사망자를 낸 2015년 '저먼윙스' 사고 이후, 조종실에는 반드시 2명이 있어야 한다는 안전 규정을 어긴 겁니다.

이 사실도 회사에 보고했지만 에어서울 측은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갔습니다.

[에어서울 관계자 : 이건 내가 봤을 때 000(기장) 잘못보다는 네 잘못이 훨씬 큰 거야. 나가면 안 되지, 나가라 한다고 나가냐.]

[박은선/변호사 (전미순 법률대리인) : (이 사안은) 항공안전법을 심각하게 위배하고 있습니다. 형법상, 항공안전법상 위법행위도 같이 고발해 달라고 (권익위에) 요구했습니다.]

전 씨는 자신이 겪은 부당한 일들을 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했고, 권익위는 에어서울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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