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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주장, '히잡 의문사' 겨냥…"이란 상황 바람직한 건 아냐"

이란 주장, '히잡 의문사' 겨냥…"이란 상황 바람직한 건 아냐"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잉글랜드와 일전을 앞둔 이란 축구 대표팀의 주장 에산 하즈사피가 공개석상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여건이 바람직한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하즈사피는 20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월드컵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표팀이 그분들을 지지하고, 함께 아파한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대표팀은 최근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뒤숭숭한 상황에서 월드컵에 출전했습니다.

'간판' 사르다르 아즈문은 소셜 미디어에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는 정부를 비판하면서 선발 논란에 휩싸인 끝에 간신히 최종 명단에 승선했습니다.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가 여대생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이후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하는 시위가 두 달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국이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사상자 수백 명이 발생하자 아즈문은 "이란의 여성과 민중을 죽이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란 히잡 반대 시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에 대한 처벌이 국가대표 제외라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설령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게 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아즈문 외에 다른 대표팀 선수들은 공개석상이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이 시위와 관련된 발언을 자제해 왔습니다.

하즈사피 역시 기자회견에서 당국의 대처나 시위의 정당성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가 처한 여건이 바람직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지금 여기(카타르)에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국민의 목소리가 될 수 없는 건 아니다.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진 모든 능력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싸워야 한다.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야 하고, 골을 넣어서 이란 국민과 유가족께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습니다.

지난 15일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도 월드컵 중 자유롭게 의견을 드러낼 수 있다며 '정치적 행동'이나 의견 표명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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