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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니켈 · 리튬판 OPEC? 세계에 부는 '신자원민족주의' 바람

칠레의 아타카마 소금 사막이 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진짜 금 같기도 한데 뭘까요?
칠레 아타카마 소금 사막

소금물을 1년 반 동안 증발시키면 이런 노란색의 리튬인산철을 얻게 되는데, 이게 배터리의 핵심소재, 탄산리튬이 됩니다.

배터리 산업이 뜨면서 리튬은 '신 석유', '백색 금'이라 불리면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세계시장에서 금만큼 강력한 무기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칠레는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으로 주변 국가인 아르헨티나, 볼리비아까지 합치면 전 세계 매장량의 55%, 그래서 '리튬 트라이앵글', '삼각지대'로 불립니다.

그런데 최근 이들 국가가 리튬 관련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른바 리튬 연합 결성을 추진한다고 밝혀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배터리의 또 다른 핵심 광물은 바로 니켈인데요,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 즉 OPEC 같은 카르텔 구성을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광물 부국을 중심으로 이렇게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자원개발을 국유화하겠다는 선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권을 쥐면 생산, 수출을 자국에 유리하게 통제할 수 있고 가격 결정권도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멕시코는 올 초 리튬 개발을 국유화하겠다고 했고, 칠레에서는 원자재 채굴에 민간 참여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또 희토류는 세계 공급의 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죠.

중국은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을 통폐합해서 이미 초대형 희토류 국영기업을 출범시켰고, 희토류 광산개발업체까지 흡수해서 더더욱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위기감도 확산하다 보니까 신냉전이라 불리는 각자도생의 기조가 '신자원 민족주의'의 배경이 되었다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이게 시장에서 꽤 통하고 있습니다.
니켈 원광 수출 금지

최근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현대차, 그리고 중국의 CATL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는데 알고 보니 그 배경에는 인도네시아의 니켈 수출 제한 조치가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니켈 원광 수출 금지를 선언하자 그 나라에 투자를 해서 니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거죠.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밸브를 잠근 러시아의 사례에서 보듯 에너지와 광물, 식량이 신냉전체제에서 상대 진영을 압박하는 수단이 되는, 즉 자원의 무기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원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당연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기업들의 상황, 좋지 않은데요.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원재료 구매에만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 넘는 돈을 썼는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탓이 큽니다.

자동차나 배터리, 반도체, 석유화학의 주된 원자재들의 중국의 의존도가 워낙 높다 보니까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자원 외교를 안보의 자원에서 접근하고 원자재 저감 기술 개발로 효율성을 높이는 포괄적인 투 트랙 전략이 시급합니다. 

(기획 : 정유미,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전경배·조창현,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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