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슈Pick] 천재 물리학자 평생 괴롭힌 루게릭병, 어떤 병일까

[이슈Pick] 천재 물리학자 평생 괴롭힌 루게릭병, 어떤 병일까
 세계적인 히트곡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즈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부른 1970년대 소울 디바 로베타 플랙(85)이 최근 루게릭병 진단으로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도 평생 고통받은 루게릭병은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것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스스로 호흡을 할 수가 없어 죽음을 맞게 되는 치명적인 진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여성보다 남성이 약 1.5배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루게릭병의 원인은 현재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소울 디바와 천재 물리학자를 괴롭힌 어둠의 그림자. 오늘은 루게릭병에 대해 알려드릴까 합니다.
 

'전신 근육 마비' 루게릭병…감각 · 정신은 또렷한 것이 특징


루게릭병의 정식 명칭은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 근육위축성측색경화증)로, 1939년 미국 MLB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4번 타자 루 게릭이 이 병을 진단받은 뒤 병을 앓다 죽음에 이르면서 '루게릭병'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불치병 중 하나인 루게릭병은 뇌와 근육 사이에서 신호 전달 역할을 하는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전신 근육이 위축되고 마비가 일어나, 끝에는 손가락 하나까지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음식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걷기, 말하기, 숨쉬기도 어려운 것이지요.

하지만 사망에 이르기까지 미각, 후각, 시각, 촉각, 청각 등의 감각신경과 정신은 또렷하게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21년 기준으로 약 4,094명이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대를 풍미한 소울 디바 로베타 플랙. 루게릭병 진단으로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산발형 · 유전형으로 나뉘는 루게릭병, 발병 원인 아직 불투명


루게릭병은 현재까지 밝혀진 몇 가지 발병 원인에 따라 산발형과 유전형으로 나뉘는데요, 나타나는 증상에 특별한 차이는 없습니다.

전체 루게릭병 환우의 95% 정도를 차지하는 '산발형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에 대해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다양한 후천적 요인을 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유전형 루게릭병'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유전자(DNA) 중에서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원인이라고 밝혀진 경우에 구분 짓고 있는데, 전체 루게릭병 환우의 약 5% 미만으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서서히 전신 근육 마비…치료적 관점 신약 개발 박차


루게릭병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신체 전반적으로 힘이 없어지면서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데요.

들고 있던 물건을 놓치는 경우, 팔다리가 저려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넘어지는 일이 잦아지는 경우, 또 근육이 줄면서 체중이 감소하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중기 이후에는 온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게 되어 24시간 누워 지내게 되는데요. 호흡 근육의 약화로 스스로 숨을 쉬기 어려워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됩니다.

루게릭병은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만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달 29일 아밀릭스제약(Amylyx Pharmaceuticals)에서 나온 치료적 관점의 신약 '렐리브리오'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기존의 증상 완화 약이 아닌 치료적 관점의 신약 개발에 더욱 힘이 실어진 상황입니다.

아인슈타인에 비견되는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55년간 루게릭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지난 2000년 故 스티븐 호킹 박사가 청와대를 방문한 모습.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루게릭병 초기 증상]
- 발음이 어눌해진다.
- 갑자기 손에 힘이 빠지면서 들고 있던 물건을 놓친다.
- 팔다리가 저리거나 쥐가 나며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넘어지는 일이 잦다.
- 얼굴, 혀, 두피, 가슴, 손, 팔 등 온 몸에 근육이 튀는 증상이 나타난다.
- 물이나 음식을 삼키다 사레가 자주 걸린다.
- 한 번 시작된 웃음이나 울음 조절이 잘 안된다.
- 침 삼키는 기능이 약화돼 침을 흘린다.

[루게릭병 중기 이후 증상]
- 온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어 24시간 누워 지내게 된다.
-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 콧줄을 통해 유동식으로 영양 공급을 받게 된다.
- 발음이 어려워지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 눈동자의 움직임과 눈꺼풀의 깜빡임으로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 호흡 근육의 약화로 자가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한다.
- 24시간 모든 일상생활에 반드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루게릭병의 특징]
- 루게릭병 환우에게 인지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는 루게릭병 때문이 아니라 치매와 같은 다른 질병이 동반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 <승일희망재단> 홈페이지 자료 참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