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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휩싸인 차량 "안에 사람!"…쇠파이프 쳐가며 구했다

불길 휩싸인 차량 "안에 사람!"…쇠파이프 쳐가며 구했다
"위험해! 차 터질 것 같아."

오늘(15일) 새벽 불길이 치솟기 시작한 차량에 시민 2명이 다급하게 뛰어들자 일행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비명과 같은 소리를 질렀습니다.

폭발을 우려할 정도로 활활 타오르는 차 안에는 60대 운전자 A 씨가 의식을 잃고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불이 난 차량에 접근한 청년은 차 문을 열어보려는 듯 손잡이를 여러 번 당겨보지만, 안에서 굳게 잠긴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안에 사람이 있어! 유리창 깰 만한 거 (필요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급히 도구를 찾던 중 시민 한 사람이 어디에선가 쇠파이프로 추정되는 막대를 가져왔습니다.

불이 난 차량 근처에 있던 다른 시민이 이 쇠파이프를 전해 받고 창문을 깨보려 했습니다.

힘차게 내리친 충격에도 차 유리는 쉽게 깨지지 않고 '캉! 캉!'거리는 날카로운 금속 소리만 울려 퍼질 뿐이었습니다.

그 사이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의식을 잃은 운전자도, 그를 구조하려는 시민들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맨몸의 시민들은 운전자 구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 더 유리를 내리치자 A 씨는 점차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한 듯 보였습니다.

"빨리빨리, 빨리 나와."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이내 차 문이 열리면서 A 씨가 차량 밖으로 빠져나왔고, 시민들의 부축을 받고 갓길로 향했습니다.

그중 한 시민은 A 씨의 몸이 모두 빠져나올 때까지 불이 난 차량 옆에서 끝까지 차 문을 잡아주며 탈출을 도왔습니다.

탈출과 동시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과 경찰은 화재 진화와 사고 처리에 나서 신고 10분 만에 완전히 진화했습니다.

A 씨는 오늘 오전 1시 27분쯤 광주 동구 소태동 도로를 지나다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이 사고로 차량은 멈춰 섰지만 의식을 잃은 A 씨가 가속 패달에서 발을 떼지 못해 과열로 인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그의 진술 등을 토대로 운전 중 의식을 잃고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만 늦었어도 심각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용기 있는 시민들이 소중한 생명을 구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광주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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