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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손길로 지켜온 이태원 추모 공간…메시지들 어디로

<앵커>

녹사평역에 설치돼 있던 이태원 참사 마지막 합동분향소가 그제(12일) 철거됐습니다. 하지만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은 시민들의 손길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김덕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그젯밤, 서울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

공식 애도 기간 후에도 일주일 더 조문객을 맞았던 이곳도 그제 밤 10시, 단체 조문을 끝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이상준/조문객 : 못다 핀 꽃 한 송이가 가슴이 저리고 아련하거든요. 마지막이라는 소리 듣고서 부랴부랴 다시 한 번 오게 된 겁니다.]

합동분향소의 조문록 등은 서울기록원으로 이관됐습니다.

이제 공식 분향소는 모두 철거됐지만,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려가는 곳입니다.

비 소식이 있는 날이면 추모객들이 남긴 메모와 꽃들이 비에 젖지 않도록 서둘러 대형 비닐을 씌웁니다.

[A 씨/자원봉사자 :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걸 한 거니깐. 크게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궂은일 마다하지 않는 이들을 보며 추모객들과 인근 주민들도 하나둘 마음을 보태고 있습니다.

[강바다(예명)/자원봉사자 : 희한하게 떨어질 때쯤은 누가 갖다 놓고, 자기 주머니 털어서 사다 놓고. 도구 같은 거 이런 거 내가 산 게 아니에요.]

참사 이후 보름이 지난 시점, 이 추모 공간이 얼마나 더 유지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용산구청은 유족이나 추모객들이 의견을 모으기 전까지는 일단 그대로 두겠다는 입장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철거 논의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시민들 각자의 방식으로 아픈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곳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장차 추모 공간에 남겨진 수많은 메시지들은 앞서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구의역 사고 때처럼 서울시의 디지털 아카이브로 보관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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