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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탈락자에 "면접 안내"…취준생 두 번 울린 복지부

<앵커>

보건복지부의 채용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서류전형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까지 봤는데, 알고 보니 합격 통보가 잘못된 거였고 담당자는 이를 감춘 채 그냥 면접만 보게 했던 겁니다.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희에게 제보를 보낸 A 씨가 찾았던 곳은 이곳 보건복지부입니다.

딱 1명을 뽑는 공무직 근로자 무기계약직 채용에서 서류심사 다음 단계인 면접 대상자가 됐다는 연락을 받고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공고에 있던 '합격자 개별통보'에 맞게, 면접 대상자라는 문자를 받았기 때문에 A 씨는 의심 없이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A 씨 : 저한테 너무 소중한 기회고 다른 필기시험 공부나 자격증 공부가 있었는데 일단 다 미뤄두고 (이 면접에) '올인을 하자'라고 생각을 해서….]

면접 당일, 보건복지부에 도착한 A 씨는 대기실인 로비에서 기다렸고 담당자는 면접자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에 면접장에 올라가도록 방문증을 발급받게 해줬습니다.

[A 씨 : (제 이름을 듣고) 사무실로 올라가셔서 한 10분가량 내려오지 않으시더라고요. 곧 내려오셔서 방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데스크에서 도와주셨어요.]

면접관 3명은 A 씨에게 약 14분 동안 이런저런 질문을 했습니다.

면접 결과 발표날, A 씨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면접 대상자' 발표 공지를 보게 됐는데, 거기에는 A 씨 이름이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가야 할 문자메시지가 잘못 발송됐던 겁니다.

보건복지부는 면접 당일 A 씨를 보고서야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A 씨 : 얘기를 안 하고 그냥 진행을 할 수 있느냐 (항의했더니) 그때야 '죄송하지만 면접을 보셨으니까 된 게 아니냐', '면접이라는 혜택을 드린 거다'라는 말을 들어서….]

불합격이 확정된 상황에서 지원자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불필요한 면접만 보게 한 거였습니다.

[A 씨 :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냥 면접에서 떨어졌구나 생각했을 거잖아요. 너무 바보가 된 것 같고 제 노력과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려서. 이 사람들이 취업 준비생을 어떻게 생각하길래….]

보건복지부는 "면접장까지 왔는데 돌아가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면접을 보도록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혜택'이라는 언급은 행정편의적인 표현이었다며 실수이고 잘못을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A 씨 : 면접 보러 가는 날 어머니가 이렇게 항상 옷매무새를 봐주세요. 그런 거 생각하면 너무 죄송한 마음밖에 없죠.]

(영상취재 : 김민철·김용우,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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