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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골든타임 흐르는데…상담전화에 실망

이태원역, 장례식장, 합동분향소, 유실물 센터.

현장에서 만난 유족, 생존자, 목격자들은 출구가 안 보이는 터널처럼 어두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 권기범|'이태원 참사' 생존자 : 우울감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저도 같이 갔는데 저만 산 거라서요. 죄책감도 엄청 많이 들고. ]

[ 매디슨|'이태원 참사' 목격자 : 굉장히 감정적이게 됐고, 사고 장면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승강기 안이 붐비면 불안하고요. ]

[ '이태원 참사' 현장 의료진 : 일하다가 생각나고 밥 먹다가도 생각나고 계속 멍한 상태인 것 같아요. 잠도 제대로 안 오고. ]

트라우마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악몽을 꾸거나, 장면이 계속 떠오르거나, 쉽게 놀라고,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진단이 내려집니다.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가 운영하는 상담전화, "1577 - 0199."

상담은 여드레간 2천여 건에 달했는데 참사 당시 심폐소생술 등 구조활동을 했던 한 남성은 상담전화를 걸어봤지만, 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 A 씨|'이태원 참사' 구조활동가 : '병원을 한번 가 봐라.' 근데 저희는 이미 병원을 갔다 온 상태인데도 전화했던 거거든요. 전화 직접 해보시면 바로 느끼실 것 같은데요. 오히려 '통화해봤자 좀 무의미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

취재 중 만난 분들이 설명한 심리 상태를 참고해 취재진이 전화해봤습니다.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 지침에선 '재난 정신건강 평가 척도'에 따라 고위험군을 선별하게 되어 있는데 증상을 묻는 건 딱 한 차례였습니다.

[ 위기관리상담전화 : 사고 장면이 계속 떠오르세요? (네.) 당연히 있을 수 있어요. 지금은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

트라우마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6개월.

전문가들은 전화할 때마다 상담사가 달라지는 것도 문제라며,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신의진| 연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자꾸 사람 옮겨가며 자기 일을 하소연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거든요. 체계적인 상담 지원 프로그램 없이 상담원만 다 연결시켜 놓은 상태라 오히려 마음이 많이 어려운 사람이 전화했을 때 실망하고 혼란스럽고… ]

SBS 신정은입니다.

( 취재 : 신정은 / 영상취재 : 김세경 / 영상편집 : 위원양 / CG : 강경림 / 제작 : D뉴스플랫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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