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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문자 발송' 책임 떠넘기기…허술한 모의 훈련

<앵커>

이태원 참사 직후 재난 문자가 늦게 발송된 것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용산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재난문자 발송 모의 훈련 자체도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와 용산구에 재난 문자를 보내라고 한 시각은 밤 10시 53분.

하지만 서울시가 첫 재난 문자를 발송한 시점은 1시간여가 흐른 뒤였고, 용산구는 아예 날을 넘겼습니다.

재난 상황 발생 시 '20분 안에 발송'하라는 행안부 훈련 지침이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서울시는 '재난문자 발송'은 해당 자치구에서 보내게 돼 있다며 용산구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광역지자체는 두 개 이상 자치구에 걸친 재난에 대해서만 문자를 보내게 돼 있는데, 용산구가 전화를 받지 않는 등 대처가 늦어지자 서울시가 직접 문자를 발송했다는 겁니다.

용산구의 재난문자 늑장 발송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데, 야간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용산구를 비롯한 일선 구청은 재난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도 야간 당직에 상당수 투입하고 있습니다.

[용산구청 당직실 (그제 밤) : ((당직에 투입된) 부서가 각각 어디이신지?) 지역정책과, 사회복지과, 건설관리과, 민원여권과, 행정지원과 이렇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행안부는 재난 문자 발송 모의 훈련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허술했습니다.

불시에 이뤄지지 않고 모의 훈련 날짜를 행안부가 예고하다 보니, 재난업무 담당자가 그날은 남아서 훈련을 받는 겁니다.

[용산구청 직원 : 원래 당직실도 (훈련) 같이 할 수 있는데 사실, 이게 점수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미흡' 받지 않기 위해서 (재난업무 담당자) 한 명이 몰아서 다 해요. 숙달된 사람이.]

[김성호/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재난문자도 신속하게 보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서울시도 앞으로는 시·구 구분 없이 신속히 대처해 재난정보를 적기에 발송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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