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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에 산업단지 적막…중소기업은 '비명'

<앵커>

이렇게 덩치 큰 회사들도 버티기 쉽지 않은 요즘 중소기업들은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가와 은행 이자는 계속 오르고 있고, 사람 구하기는 갈수록 어렵다 보니까 아예 문을 닫는 회사도 늘고 있습니다.

현장을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채만 한 철판 표면에 용접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10년째 기계 제작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표는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전현주/금속제조 중소기업 대표 : 1억 제작이면요, 그러면 5천만 원은 그냥 인건비예요. 이제 공장세랑 전기도 올랐잖아요. (예전엔 영업이익) 약 30%는 봤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10% 남으면 진짜 잘 남는 것 같아요.]

중소기업들이 쓰는 중고 기계 유통상가엔 대낮인데도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중고기계업체 관계자 : (기계를) 사러오는 사람이 없어요. 공장에 일이 없으니까 기계 안 필요한 거지. 공장 하다가 접는 사람이 많아요.]

폐업해서 급전이 필요해서 내놓은 중고기계 매물들은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전국 산업단지엔 5년 사이 문 닫는 곳이 4배 넘게 늘었습니다.

[임채윤/중고기계업체 대표 : 지금 이게 고철 가격이에요 딱. 고철 가격으로 들어온 거예요. 이게 고철 값이 지금 260원대에 있던 것들이 지금 520원 지금 가는 상황이거든요. 이거 밖에 나대지에 나가 있는 것들이 이제 고철로 나갈 수 있는 것들이지.]

고물가와 고환율로 껑충 뛴 원재료값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친 상황이라 중소기업들은 자금 확보가 급선무입니다.

하지만 금리는 높고 자금은 제때 돌지 않는 '돈맥경화'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표 : 실질적으로 대출받을 수도 없지. 고금리 때문에. 금리가 그렇게 높은데 뭐 어떻게 대출을 해요. 이자를 뭐로 감당하려고….]

번 돈으로 원금은 커녕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은 최근 3년 새 23.7% 늘었습니다.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이상호/한국경제연구원 조사팀장 : 대기업보다는 이제 중소기업이 금융 방어력이 상당히 좀 약한 게 사실이거든요. 판매 부진하고 재고증가 이게 겹치면서 자금 줄이 마르고 있거든요. 내년 상반기까지는 더욱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최근 3년간 연평균 700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복합위기에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중소기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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