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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 주가 조작' 대대적 수사…'쌍방울' 김성태 자금도? (풀영상)

<앵커>

검찰이 최근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일당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의심 가는 회사들을 압수수색하고 2명을 구속했습니다. 자본시장에서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사람들도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는데,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자금도 주가 조작에 쓰인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판다팀 원종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원종진 기자>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전 세계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감염 확산은 진단키트와 치료제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그해 8월 A 사의 관계회사는 국내 최초로 코로나 검체 채취 키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 FDA 허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이후 이 채취 키트의 판권을 가진 A 사의 주가는 1천300원대에서 17 거래일 만에 9천 원 이상으로 뛰었습니다.

또 다른 업체 B와 C의 주가도 비슷한 시기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과 치료제 임상 실험을 재료로 급등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은 이 회사들의 코로나 관련 발표와 주식 시세에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한 혐의를 잡고 최근 이 세 기업을 압수 수색하고 임원 2명을 구속했습니다.

일부 발표 내용에는 부풀리거나 조작한 내용이 포함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경영 참여나 자금 투자 등 직·간접적으로 이들 3개 회사 모두와 관계한 김 모 씨를 의혹의 핵심으로 보고 김 씨 집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이 특히 주목하는 건 김 씨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연관성입니다.

자본시장의 '선수'로 통하는 김 씨는 지난 2011년 김성태 전 회장의 돈을 받아 유비컴이라는 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김 회장과 함께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에 압수수색 대상이 된 김 씨 관련 기업이 김성태 전 회장의 부인이 대주주로 있는 오목대홀딩스와 자금 거래를 해 온 점도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검찰 조사에서 김 씨는 "A 사에 대해서는 투자만 했고, B 사와 C 사 주가도 조작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성태 전 회장과의 연관성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에게 해명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검찰 수사는 시세조종 세력과 해당 기업 경영진 외에도 이들 뒤에서 돈을 대 이득을 챙긴 이른바 '여의도 큰 손'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김경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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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뿐 아니라 대북사업을 구실로 한 외화 밀반출 의혹까지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게 없습니다. 끝까지 판다팀은 김 전 회장이 어떻게 돈을 모았고, 또 그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추적해봤습니다.

이어서 권지윤 기자입니다.

<권지윤 기자>

전북 남원 출신 조폭이다, 불법 오락실로 돈을 벌었다, 김성태 전 회장을 둘러싼 소문만 무성합니다.

끝까지 판다팀은 공문서 등을 통해 과거 흔적이 확인되는 2007년 이후 행적부터 짚어 봤습니다.

각종 투자업와 대부업체가 밀집한 서울 강남 도산대로, 김성태는 이 일대에서 '도쿄에셋'이라는 업체를 차명으로 운영했습니다.

[건물 관리인 : (도쿄에셋이라는 곳이 있었다는 거 기억 안 나세요?) 아 예전에 무슨 뭐가 있었긴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약간 '반달'(반 건달) 같으신 분이 다니긴 한 것 같은데….]

투자상담업을 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불법 대부업체였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불법 대부 액수만 약 318억 원.

돈을 빌린 사람 중에는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았던 범 LG가 3세, 허위 유상증자로 거액을 챙긴 전 상장사 대표를 비롯해, 김성태와 함께 수사 대상에 오른 배상윤 KH그룹 회장도 있습니다.

김성태는 검은 돈을 굴려 더 큰 돈을 벌었지만, 2015년 대부업법 위반으로 기소돼 벌금 1천500만 원만 선고됐습니다.

이에 앞서 2010년 1월, 김성태는 도쿄에셋의 이름을 바꿔 쌍방울을 인수합니다.

불법 대부업체가 쌍방울 최대주주가 됐는데, 그는 이미 측근과 가족을 동원해 쌍방울 주가 조작에 착수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전은 2013년 설립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수사 대상이 됩니다.

김성태가 도주한 사이 동생 김 모 씨가 먼저 기소됐고 김성태는 이듬해 자수했습니다.

이후 3년에 걸친 1심 재판에 전관과 대형 로펌 출신 등 변호인 31명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결과는 재벌 회장 전용 판결이라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입니다.

법원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쌍방울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검찰은 김성태 일당이 347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봤지만, 법원은 '취득한 이득이 다액으로 보인다'면서도 입증 증거가 부족해 '산정 불가'로 판결하며 추징금도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철/변호사 : 추징액은 산정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추징이 선고되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그것이 불법적 이득을 결국 범죄자에게 귀속시키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고(생각합니다.)]

추징당하지 않은 '다액의 이득'은 이후 김성태가 여러 상장사를 인수하는 종잣돈이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측근과 가족 뒤에 숨은 채 저지른 불법 대부업과 주가조작은 꼬리가 잡혔지만, 엄벌을 피한 탓에 쌍방울 그룹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영상출처 : 쌍방울 유튜브 채널, 영상취재 : 이재영·양현철, 영상편집 : 김경연, CG : 서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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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이번에는 쌍방울과 그 계열사들이 어떻게 운영됐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저희가 취재해 보니, 김성태 전 회장의 운전기사와 주가조작의 공범, 그리고 가족들이 회사의 임원 자리를 맡고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고정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고정현 기자>

김성태가 실질적으로 쌍방울을 접수한 2010년, 등기 임원 면면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최 모 대표, 김성태와 함께 불법 대부업체에 몸담았던 측근이고, 박 모 이사, 법원이 김성태의 운전기사로 봤던 최측근입니다.

감사 역시 김성태의 고향 선배이자 사채업 시절부터 사업 파트너였습니다.

동생 김 모 씨는 사외이사를 거쳐 관리 이사로 활동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김성태와 함께 쌍방울 주가조작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물들입니다.

계열사나 관계회사 임원도 측근들 차지였습니다.

쌍방울 주가조작에 '주포' 또는 '선수'로 가담한 이 모 씨를 광림 대표로 앉혔고, 나노스의 대표는 쌍방울 주가조작에 계좌를 제공한 인물과 이름이 같습니다.

패밀리 경영도 노골적이었습니다.

김성태의 여동생, 부인, 처제, 동서, 심지어 제수 등이 계열사와 관계회사에 이사로 재직한 흔적이 있습니다.

친인척을 상장사 임원으로 앉혀 용돈 챙기듯 급여를 받아갔지만 아무런 견제는 없었습니다.

[전 쌍방울그룹 관계자 : (김성태 경영스타일은) 공채보다는 이제 사적 채용들이 많았고, 사조직이 있다고 했잖아요. '개인 사적인 일을 하기 위한 조직들이 있다'라고. 피보다 진한 가족, 가족 같은 집단이라.]

인수한 회삿돈을 사금고처럼 활용한 정황도 있습니다.

김성태의 부인 정 모 씨 명의로 된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입니다.

지난 2014년 9월, 쌍방울 회사 명의로 8억 4천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됐습니다.

회장 부인 아파트를 담보로 회삿돈을 빌려준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태 집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혹시?) 없어요, 없어. 오래됐어요. 없어요. ((거주하는 건) 김성태 씨 아버님이시라고….) 네, 아버지요. 네.]

쌍방울 계열사 비비안이 지난해 35억 6천만 원을 빌려준 오목대홀딩스를 찾아갔습니다.

김성태의 부인이 지분 30%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입니다.

올해 공시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상 주소인데 공유 사무실입니다.

[건물 관리인 : 여기 없어요. 거기 없어진 지 몇 년 됐어요. (오목대홀딩스는) 한 5년도 더 훨씬 전에 있었던 것 같아요.]

오목대홀딩스는 매출은 0, 쌍방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190억 원 가량을 빌려 쓴 자료만 있습니다.

어렵게 만난 오목대홀딩스 대표이자 주주인 A 씨는 말을 아꼈습니다.

[A 씨/오목대홀딩스 대표 : (오목대홀딩스는 누구 거라고 봐야 되는 거예요?) 이건(지분은) 다 서류상의 그거죠. 자세한 부분은 제가 다 검찰에서 진술했어요. 저도 지금 이 부분 가지고 지금 굉장히 힘든 상황이고.]

[김선웅/변호사 : (오목대홀딩스는) 단기대여금만 사실은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비자금 창고 같은 부분이 아닌가. 전형적으로 이제 개인 차명 회사로 그 계열사의 수익들을 빼돌리는 거 아닌가(라고 의심됩니다.)]

지금도 쌍방울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김성태의 인척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김성태 인척/쌍방울그룹 임원 : 저희가 가족이잖아요. 할 말이 없어요. 김성태 회장님이라는 분이 저희랑 이게 겸상하고 이런 사람이 아니에요.]

(영상취재 : 유동혁·하 륭, 영상편집 : 김경연)

<앵커>

저희 끝까지 판다팀은 김성태 전 회장이 그들만의 왕국을 만들도록 도와준 배경에, 과연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도 취재했습니다.

내일(4일) 이 시간에 그 내용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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